또 앞서 9월 초 고흥 앞바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2명도 오씨가 자신의 배에 태웠었다는 진술을 추가로 함에 따라 이들도 오씨에 의해 살해됐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남 보성경찰서는 30일 "오씨가 지난 25일 보성으로 여행 온 조모(24.여.경기도 시흥시)씨와 그의 친구 안모(23.여.인천시 남동구)씨를 자신의 배에서 성추행하려다 몸싸움을 벌인 뒤 살해했다는 자백을 받았다"고 밝혔다.
오씨가 구속될 당시 조씨 등을 살해한 혐의와 증거만 드러났을 뿐 범행동기나 구체적인 살해과정 등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구속 이후 경찰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성추행 시도가 드러났다.
경찰조사 결과 오씨는 지난 25일 오전 11시30분께 전남 보성군 회천면 선착장에서 조씨와 안씨가 `배에 태워달라'고 부탁하자 이들을 자신의 어선에 태워 바다로 나갔다.
오씨는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해상으로 나간 오후 2시30분께 갑자기 태도를 돌변해 조씨를 성추행하려 했고 반항하는 조씨를 밀어 바다에 빠뜨렸다.
조씨가 반항하는 틈을 타 안씨는 배에 오르기 전 회천면 율포 횟집 앞에서 자신의 휴대전화를 빌려주며 알게 된 한 여성의 남편 휴대전화로 `배에 갇혔으니 경찰을 불러달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며 자신도 오씨와 몸싸움을 벌이다 그와 함께 바닷물에 빠졌다.
그후 먼저 배에 오른 오씨는 뒤따라 배에 오르려는 안씨를 어업용 도구로 발에 상처를 입혀 올라오지 못하게 한 뒤 혼자 선착장으로 배를 몰고 돌아와 두 사람 모두 바다에 빠져 숨지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오씨의 배에서 안씨의 신용카드와 볼펜 등 소지품 뿐만 아니라 조씨와 안씨의 머리카락 수십가락도 함께 발견돼 오씨를 범인으로 지목해 조사를 벌여왔다.
오씨는 또 관련성을 강력히 부인했던 9월 초 고흥 앞바다 등에서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김모(21)씨와 추모(20.여)씨도 자신의 배에 태웠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그러나 이들이 실수로 스스로 바다에 빠졌지 자신이 죽이지는 않았다고 말하면서 살해혐의는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오씨의 진술이 계속 바뀌고 있는 점, 숨진 대학생 김씨도 안씨처럼 발목에 상처가 있는 점 등으로 미뤄 이들도 모두 오씨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보고 있다.
오씨는 조씨 사건 수사에서 처음에는 범행자체를 부인했다가 나중에 '배에 태운 것은 사실이지만 조씨가 배를 운전하는데 귀찮게 해 밀었으며 바다에 빠진 조씨를 안씨가 구하려다 함께 익사했다'고 진술을 바꿔왔다가 구속된 후에는 결국 성추행 및 살해 사실까지 자백했다.
경찰 관계자는 "오씨가 처음에는 범행자체를 부인하다가 증거가 나오면 그 부분 만 인정하고 나머지는 부인하는 진술방식을 이용하고 있다"며 "배안에서 발견된 머리카락 중 숨진 대학생들의 머리카락이 있는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조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김씨와 추씨는 각각 9월 3일과 5일, 조씨와 안씨는 지난 26일과 28일 보성 앞바다 등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