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옥스퍼드 대학 연구진은 사이언스지 최신호에 실린 연구보고서에서 이들이 보여준 도구 사용 능력은 지금까지 학자들이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뛰어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까마귀들은 그저 주변에 널려 있는 나뭇가지나 풀 줄기를 주워다 쓰는 수준이 아니라 원하는 것을 선택해 꺾은 뒤 알맞은 크기로 잘라 매끈하게 만들고 구부리기도 했으며 풀줄기를 이용해 숨어있는 벌레들을 샅샅이 뒤지기까지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놀랍게도 이들은 쓰기 편한 도구는 나중에 쓰기 위해 잘 간수해 두기까지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태평양의 누벨 칼레도니 섬에 사는 까마귀들은 도구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세 종류의 새 가운데 한 종이다. 이들 외에 갈라파고스 딱따구리 핀치새는 선인장 줄기를 이용해 물고기 낚시질을 하고 이집트 독수리는 돌을 사용해 타조 알을 깨뜨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누벨 칼레도니 까마귀를 비롯한 야생 조류는 깊은 숲 속에 살 뿐 아니라 사람의 접근에 극도로 민감해 관찰이 어려웠는데 연구진은 지름 2.2㎝, 무게 13g의 초소형 비디오 카메라를 까마귀 18마리의 꼬리 깃털에 매다는데 성공, 5개월동안 이들의 행동을 관찰했다.
이렇게 얻은 비디오는 총 7시간 반 분량으로 이들의 다양한 행동을 담고 있으며 비디오 카메라는 까마귀들이 꼬리 깃털을 갈 때 떨어져 나왔다.
연구진은 그러나 "사람의 눈에 영리하게 보인다 해서 그들이 영리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면서 "거미가 도구로 사용하기 위해 거미줄을 치는 것을 영리하다고 말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 연구를 통해 사람을 비롯한 다양한 동물 종 사이에 도구 사용 능력이 진화하게 된 환경적 요인을 좀 더 명확히 밝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