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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진 "한국과 미국 너무 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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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진 "한국과 미국 너무 달라요"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7.10.12 0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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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세븐데이즈'(감독 원신연, 제작 프라임엔터테인먼트ㆍ영화사 윤앤준)는 11월14일 개봉한다.

아직 시간이 꽤 남았지만 주연배우 김윤진의 스케줄 때문에 인터뷰 등 홍보 활동을 한 달여 앞두고 일찍 시작했다. 김윤진을 전 세계에 각인시킨 미국 드라마 '로스트' 촬영이 하와이에서 재개돼 곧 출국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화를 보지 못한 상태에서 인터뷰가 진행됐고, 김윤진은 영화 전체 분위기에 대한 설명과 작업 과정에 대한 설명에 더 공을 들여야 했다.

그가 맡은 역은 능력 있는 변호사지만 딸에게는 빵점 엄마인 유지연. 모처럼 엄마 노릇 해보려고 참석한 운동회에서 딸을 유괴당한다. 유괴범이 내놓은 조건은 말 그대로 '미션 임파서블'이다. 7일 안에 살인범을 석방시키라는 것.

"모성애를 보이려면 감정을 드러내는 장면이 많아야 하는데 혼자 끙끙 앓을 뿐 초조함과 절박함 등 감정을 표현하는 장면이 별로 없어요.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정신 바짝 차리고 무조건 달려야 했기 때문이죠."

김윤진은 "이 때문에 전혀 새로운 분위기의 장르 영화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흔히 알고 있는 전개 과정을 떠나 마치 미국 영화나 드라마처럼 팽팽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또한 제가 원래 대사가 많은 건 싫어하는데 이 영화가 그래요. 전화로 울면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신이 있어 찍긴 찍었는데 전 솔직히 마뜩찮아 원 감독님께 잘랐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찍은 후에 감독님도 불필요하다고 생각하셨는지 없애기로 했다는군요."

보통 배우들은 자신이 촬영한 장면을 잘라내는 걸 가슴 아파하는데 김윤진은 달랐다.

"마치 조디 포스터, 수전 서랜든 같은 배우가 등장하는 영화 느낌이라고 할까요. 소재가 무거워 우울할 것 같은데도 웃기기도 하고, 감정 자체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사실 이 영화는 김선아 주연의 '목요일의 아이'로 제작 중이었다.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김선아가 중도 하차했고, '세븐데이즈'로 바꿔 김윤진이 주연을 맡은 것. 누군가 하다 그만둔 것을 다시 했을 때 거부감이라든지 부담감이 있었을 텐데.

"전 몰랐어요. 제작사에서 시나리오를 건네주곤 3~4일 안에 결정해달라고 했습니다. 나중에 알았죠. 만약 선아 씨가 하고 싶었는데 못했던 것이라면 안 했겠지만 선아 씨가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해서 마음이 무겁지는 않았습니다."

시나리오를 보고 나서 사흘 안에 "예스"라고 말할 정도로 영화에 끌렸다는 것.

"30% 정도 촬영이 진행되다 새로 시작한 것이어서 제작비가 다른 영화보다 훨씬 많이 들었죠. 우리가 쓴 돈은 그만큼이 아니지만요. 그래서 감독님이 고생 많이 하셨어요. 원 감독님이니까 다른 촬영장이라면 사흘 정도는 걸릴 차량 폭파 장면을 하루 만에 찍으신 겁니다. 배우들이 보통 외로움을 잘 느끼거든요. 카메라 앞에 서 있을 때 순간적으로. 그런데 감독님이 그런 기분을 자주 느꼈을 것 같아 안쓰러워요."

스턴트맨 출신의 원신연 감독은 단편영화로 주목받았으며 한석규가 출연을 자청한 '구타유발자들'로 영화계에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김윤진은 "불러만 준다면 원 감독과 다시 작품을 같이 하고 싶다"는 말로 영화 '세븐데이즈'에 대한 만족감을 에둘러 표현했다. "영화가 아직 소개되지 않아 자꾸 동어 반복을 하게 되는데 정말 새로운 분위기의 장르영화"라고 강조하며.

이어 '배우 김윤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로스트' 촬영을 코앞에 둔 배우 김윤진은 한국과 미국에서 전혀 다른 캐릭터로 대중 앞에 서 있다. 한국에서는 평범한 여자는 결코 어울리지 않는다고 대중에게 깊이 각인될 만큼 강한 역할을 맡아왔다. 그러나 '로스트'에서는 평범 그 자체다.

그는 "한국에서는 청순가련형이, 미국에서는 앤젤리나 졸리 같이 여전사 스타일이 더 인기가 있는데 전혀 다른 캐릭터로 소개되고 있다"고 말하며 호탕하게 웃는다.

"'로스트'는 제게 참 많은 것을 가져다줬어요. 명예와 금전적 혜택까지요. 최소한 돈 때문에 하기 싫은 작품도 해야 하는 처지에서는 벗어나게 됐거든요. 정말 큰 행운이죠. 그리고 각각의 인물이 하나의 사회를 대변하고 섬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또 하나의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내는, 어찌 보면 참 근원적인 질문을 하고 있어 좋습니다."

그러더니 이게 웬일. "그런데 때대로 '로스트' 촬영장을 가는 게 회사 출근하는 것 같다"고 돌출 발언을 한다.

"트렁크 안에 있는 옷으로 약간씩 변화를 줘 입기 때문에 옷도 만날 그게 그거죠. 권태기가 왔다고 할까요? 하하."

그건 그의 표현대로 '때때로 느끼는 것'일 뿐, 미국 드라마, 더 나아가 미국 엔터테인먼트산업에 대해 느끼는 건 헤아릴 수 없다.

미국에서 이미 이름을 얻은 그가 한국에서 이처럼 작품을 찾는 이유는 뭘까. '6월의 일기' 이후 만 2년 만에 개봉하니 CF에서만 볼 수 있는 몇몇 배우들보다 훨씬 더 자주 한국 관객과 만나는 셈이다.

"저를 위해서입니다. 한국에서 영향력 있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마치 우리가 인도 스타를 보는 것처럼 미국에서는 제가 한국에서 얼마나 유명한 배우인지 별로 관심이 없어요. 하지만 만약 그냥 무명의 배우였다면 '로스트'에서처럼 없던 배역을 만들어서까지 맡기지는 않았을 겁니다."

작품 선택 기준이야 '좋은 시나리오' 등등 어찌 보면 뻔한 답변이 나올 수 있기에 어떤 캐릭터에 매력을 느끼는지 물었다.

"'븐데이즈'의 유지연처럼 암울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사람이 위대하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되니까요."

스스로 욕심 많고, 하고 싶은 게 많다는 배우 김윤진이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지 자못 궁금해졌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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