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태환(18.경기고.서울)이 '마의 50초 벽'을 깨고 자유형 100m 한국기록을 10개월 만에 갈아치웠다.
박태환은 13일 광주 서구 풍암동 염주수영장에서 열린 제88회 광주 전국체육대회 수영 남고부 자유형 100m 결승에서 49초32에 터치패드를 찍어 작년 12월 도하아시안게임에서 자신이 세운 종전기록(50초02)을 0.70초 앞당겼다.
이 기록은 피터 반덴 호헨반트(네덜란드)가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 세운 세계기록(47초84)에는 1.48초, 사토 히사요시(일본)가 지난달 9일 일본학생선수권대회에서 수립한 아시아기록(48초91)에는 0.41초 차로 다가선 것이다.
한국 선수가 자유형 100m에서 1분 벽을 깨뜨린 건 1963년.
주인공은 김봉조 전(前) 대한수영연맹 경기력향상위원장이었다.
일본강점기 조선수상경기협회가 해방 다음 해 조선 수상경기연맹으로 이름이 바뀌면서 탄생한 현 연맹(1966년 개칭)이 한국선수 기록을 관리한 지 17년이 지나 김봉조 전 위원장이 동아수영대회에서 59초10을 기록하면서 1분의 견고한 벽을 넘어섰다.
이처럼 1분 벽을 넘어선 한국 수영이 10초를 더 당겨 50초 벽을 무너뜨리기까지는 무려 44년이 걸렸다.
박태환은 또 11일 자유형 200m, 12일 계영 400m에서 금메달 3개를 수확한 데 이어 이날 자유형 100m에서 한국기록을 세우며 4관왕에 올라 이번 체전 확실한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떠올랐다.
오전에 열린 예선에서 출발시 미끄러지며 균형을 잃는 바람에 50초65에 그친 박태환은 이날 결승에 앞서 출발대에 남아있는 물기를 신중하게 수건으로 닦아내며 최선을 다했다.
출발 반응은 0.76초로 그리 좋지 않았지만 50m 구간을 찍고 방향을 바꿨을 때 기록은 23초97로 목표인 `23초대'에 진입했다.
관중이 신기록 작성을 예감하고 환호성을 지르는 가운데 박태환은 49.32에 터치패드를 찍으며 한국신기록을 작성했다. 2위 김현준(18.광성고.인천)과는 3.14초나 차이가 났다.
박태환은 경기 후 "이번 체전에서는 자유형 100m 기록을 내는 게 목표였다"며 "요즘 25, 50m 위주로 단위스피드를 끌어올리는 훈련을 하고 있는 만큼 내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주종목인 자유형 400m와 1,500m에서 좋은 메달을 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