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꼿꼿 ‘장수’ 김 국방장관의 ‘한계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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꼿꼿 ‘장수’ 김 국방장관의 ‘한계선’은?
  • 헤럴드경제신문 제공 csnews@csnews.co.kr
  • 승인 2007.10.15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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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고개를 숙이지 않는 꼿꼿한 자세로 화제를 모았던 김장수 국방장관이 이번에는 서해북방한계선(NLL) 때문에 온 국민의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다.

처신이 이처럼 어려울 수가 없다.

김 장관은 서해 NLL 문제로 남북 정상회담 전부터 이재정 통일부 장관과 청와대 일부와 마찰을 빚어왔다. 남북 정상회담이 끝나면 낙마할 것이라는 얘기는 그래서 나왔다.

김 장관은 “NLL을 지킨 것이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성과”라고 말해왔는데, 대통령이 느닷없이 “NLL은 영토개념으로 보기 어렵다”는 폭탄 발언을 했다.

NLL은 영토적 개념을 평소 소신으로 가져온 김 장관에게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그 반대되는 얘기를 한 것이다.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다음달 평양에 가는 김 장관으로서는 이보다 난감한 일이 없다.

NLL과 관련한 분명한 원칙이 있는 김 장관이 ‘항명(抗命)’까지 무릅쓸지는 예단키 어렵다.

하지만 김 장관이 최근 남북 정상회담 군 후속조치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서해 NLL과 관련해 참모들에게 언급한 것으로 알려진 말은 그가 다음달 국방장관회담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조심스레 점쳐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내가 남북 국방장관회담에 가서 북한에 유리한 발언을 하면 더 이상 김장수가 아니다”라며 소신껏 북한과 협상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NLL을 둘러싼 협상과 관련해 “책임 문제가 나오면 유니폼이 아닌 내가 진다”고도 했다는 것이다.

유니폼은 현역 군인을 의미하기 때문에 책임문제가 생기면 민간인인 자신이 장관직을 걸고 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육사 27기인 김 장관은 평소 강직하고 청렴결백한 성품으로 후배들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왔다.

지난 50여년 동안 국경선처럼 NLL이 남과 북의 해상경계선으로서 역할을 해왔고, 이를 위해 많은 장병의 피와 땀이 서려있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아는 김 장관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는 자명하다는 게 군 내부의 시각이다.

11월 열릴 남북 국방장관 회담에서는 꼿꼿 ‘장수’ 김 장관과, 이를 꺾으려는 북측의 팽팽한 줄다리가 예상된다. 적어도 군 내부에서는 노 대통령의 NLL 발언이 정치권의 연정 발언처럼 생경하게 느껴질지 모른다. 노 대통령은 연정제안에대해 폭탄을 던졌는데 우리 편에게 굴러와 터져버렸다고 말한 바 있다.

김형곤 기자(kimh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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