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릴 때 들은 부모의 잔소리 중 가장 듣기 싫었던 것을 꼬집으라면 아마도 “옆집 철수는 공부도 잘하고 말썽도 안 피우는데 너는 왜…”일 것이다. 이것은 남자친구에게도 마찬가지다. 여자도 남과 비교 당하는 게 좋을 리 없겠지만 남자는 정말 싫어한다. 역시 남자는 경쟁의 동물이다 보니 그런 말은 비수가 되어 꽂힌다. 누구보다 못한 존재라는 생각은 남자에게 치명적이다.
★그런 것도 못해?
갑자기 차가 서버렸을 때 낑낑대며 고치려 애쓰는 남자 옆에서 이 말만은 하지 말 것. 컴퓨터를 고쳐달라고 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남자는 여자친구 앞에서 전능하고 싶다. 물론 그럴 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그렇게 비치고 싶어한다. 큰 문제가 닥쳤을 때 남자친구에게 무능하다고 비난할 여자는 없겠지만, 사소한 일에서라도 ‘못한다’는 말은 꺼내지 말 것. 잘한다 잘한다 해야 잘하는 게 남자다.
★그냥 내가 알아서 할게
물론 남자는 문제가 생겼을 때 여자친구에게 잘 털어놓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여자친구가 어떤 문제를 놓고 자기와 상의하지 않으면 열 받는다. 이 여자한테 나는 별것 아닌 존재였던가, 내가 그렇게 무능하게 비쳤던가 생각하기 때문이다. 시답잖은 조언이라도 해 주어야 속이 시원한 것이 남자다. 이럴 때 여자친구가 그냥 내 문제에 신경 쓰지 말라고 말하면 남자는 꽁 하고 마음속에 담아둔다.
★자기 친구들 왜 그래?
남자가 왜 의리를 그처럼 중요하게 생각할까. 여자친구는 바꿀 수 있어도 친구만은 못 바꾼다는 것이 남자다. 그 앞에서 친구 험담은 절대 피해야 할 일이다. 이것은 처음에는 상처가 될 수 있지만 나중에는 싸움의 발단이 될 수도 있는 말이다. 친구를 넘어 남자의 가족에 대한 험담도 절대 금물. 헤어질 각오가 되어 있지 않은 한에는.
★남자는 신체 접촉을 무조건 좋아한다?
상대를 좋아하면 가까이 있고 싶고 만지고 싶은 건 당연한 섭리겠죠. 그렇습니다. 남자는 신체 접촉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사랑하지 않는 이성이라 하더라도 건드려보고 싶어하는 것이 남자라는 말도 틀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나 무조건 신체 접촉을 좋아하고 노리지는 않습니다. 친구 여럿과 함께 있을 때 지나치게 딱 붙어 있는 여자를 멀리 떼어놓기도 합니다. 사람들 앞에서는 친한 티를 내는 게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하는 남자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길거리에서 여자가 남자의 엉덩이를 잡는다거나 여자가 주도권을 쥔 듯 팔짱을 끼는 것도 남자는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여자에게 끌려다니는 남자로 비치는 것이 싫기 때문이죠. 남자는 적어도 신체 접촉에 있어서는 자신이 우선권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합니다.
그렇다고 늘 남자에게 끌려다니기는 싫다면, 일단 시작은 남자가 한 것처럼 보이게끔 유도하는 일들을 생각해 보세요.
영화 속 남자 읽기
남자는 사랑이 아니라고 느껴도 관계를 끌고 간다
영화 <우리 사랑해도 될까요>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한자리에 모인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따뜻한 가족 드라마다.
처음 더못 멀로이의 집에 들어설 때만 해도 사라 제시카 파커와 더못 멀로이는 약혼한 사이였다. 그러나 좌충우돌 크리스마스 파티를 준비하는 사이, 관계는 꼬인다. 사라 제시카 파커의 동생으로 함께 온 클레어 데인스가 더못 멀로이와 눈이 맞고, 사라 제시카 파커는 시동생이 될 뻔한 루크 윌슨에게 빠져든다. 더못 멀로이의 청혼 반지는 그만 갈 곳을 잃었다.
이때 사라 제시카 파커는 더못 멀로이와의 관계가 더 이상 사랑이 아님을 확신하고 그의 가족 앞에서 결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남자는 처제가 될 뻔한 여자를 사랑하게 되었으면서도 그 이야기를 하지 못한다.
물론 누구나 짐작하듯 사랑의 화살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으로 영화는 끝난다. 그러나 형제의 주먹다짐까지 없었다면 어쩌면 남자는 자신의 속마음을 속인 채 옛 여자에게 계속 매달렸을지도 모른다. 애정이 식었을 때도 남자는 역시 질질 끈다.
남자는 자기가 원하는 걸 이야기하고 본다고? 꼭 그렇지만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