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23세이하(U23) 올림픽축구대표팀은 17일 밤(이하 한국시간) 시리아 다마스쿠스의 알 아바세옌 경기장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4차전에서 중동의 복병 시리아를 맞아 될 듯 될 듯 답답한 공격만 퍼붓다 득점없이 비겼다.
1-3차전에서 우즈베키스탄, 바레인, 시리아를 연파하며 2004년부터 이어온 올림픽 최종예선 전승 신화에도 금이 가고 말았다.
3승1무(승점 10)가 된 올림픽호는 여전히 조 선두를 유지했지만 2위 바레인(승점 6)에 턱밑 추격을 허용할 여지를 줬다.
박성화호는 베이징으로 가는 여정의 마지막 고비에서 본선행 9부 능선을 넘으려 했지만 고작 승점 1을 보태는데 만족해야 했다.
기다리던 박주영이 돌아왔지만 끝내 골문을 열지 못했고, 수비 조직력은 이전 경기보다 불안했다.
시리아의 울퉁불퉁한 잔디 탓인듯 패스 미스가 잦았고 공격 패턴은 단조로웠다. 전반엔 슈팅 기회 자체가 너무 적었고 후반엔 연달아 찾아온 기회를 살릴 골 결정력이 모자랐다.
박성화 감독은 박주영, 김승용을 전방에 놓고 이근호, 이상호를 좌우 측면에 꽂았다.
백지훈, 오장은이 중원을 맡고 포백 라인에는 김창수, 이요한, 강민수, 신광훈이 늘어섰다. 수문장은 정성룡.
올림픽호엔 큰 변화가 있었다.
박주영이 8개월 만에 컴백했고 김진규 대신 이요한이 중앙 수비수로 투입됐다.
박성화호는 초반부터 측면을 집요하게 파고 들었지만 거칠고 투박한 플레이를 구사하는 상대 페이스에 휘말리면서 공격 박자를 매끄럽게 맞춰가지 못했다.
전반 13분 박주영이 아크 뒤에서 공간이 열리자 과감한 왼발 슛을 시도했지만 떴다.
7분 뒤 아까운 장면이 나왔다. 박주영이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가 문전을 통과해 오른쪽에서 오장은이 다시 띄운 볼을 단신 이상호가 헤딩으로 연결했다. 머리에 명중한 볼은 골망에 빨려들 것 같았지만 오른쪽 골 포스트 바깥 쪽을 맞고 아웃됐다.
전반 30분 박주영의 프리킥은 어이없이 떠버렸고 인저리타임 돌파 시도는 골키퍼 앞까지 뚫렸지만 어느새 오프사이드 깃발이 올라갔다.
전반 막판 브르한 사휘니에게 결정적인 슛 기회를 내줘 아찔했다. 이요한이 육탄 방어로 막아냈다.
박성화 감독은 후반들어 백지훈 대신 이청용을 투입하고 이상호를 중앙으로 옮겨 공격 변화를 꾀했다. 그래도 막히자 장신 서동현을 김승용 대신 넣어 고공전을 노렸다.
후반 16분 서동현의 스루패스로 박주영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골키퍼와 맞섰지만 슈팅을 하지 못하고 크로스로 꺾었다. 왠지 자신감이 부족해보였던 순간.
20분엔 이근호가 골키퍼를 앞에 놓고 왼발 노마크 논스톱 슛을 때렸지만 몸을 내던진 시리아 골키퍼 알리알 훌라미의 선방에 걸렸다.
박주영이 25분 땅볼로 깔아서 찬 프리킥은 벽을 통과한 뒤 골 포스트를 살짝 빗겨 나갔고 32분 서동현의 헤딩슛, 2분 뒤 문전 혼전 상황에서 때린 서동현의 근거리 슛이 모두 무위로 돌아갔다.
38분 박주영의 왼발 슛이 다시 골키퍼에 막힌 뒤 이상호, 서동현이 연속 슛을 쏘아댔지만 시리아 골문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오히려 1분 뒤 시리아의 기습적인 중거리 슛이 골 포스트에 맞아 실점할 뻔 했다.
박성화호는 막판 고명진까지 투입해 결승골을 넘봤지만 쓸쓸한 무승부를 기록한 채 발길을 돌렸다.
올림픽대표팀은 다음 달 17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로 날아가 우즈베키스탄과 B조 5차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