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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호스트는 '쇼'하는 사람? 홈쇼핑 광고 도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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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호스트는 '쇼'하는 사람? 홈쇼핑 광고 도 넘어
방송 시 완벽 연출에 '낚였다' 소비자 불만 끓어
  • 박은희 기자 ehpark@csnews.co.kr
  • 승인 2013.04.11 0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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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만드는신문 = 박은희 기자] 대형 홈쇼핑업체들의 허위·과장 광고가 도를 넘었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들끓고 있다.

홈쇼핑은 업태 특성상  쇼호스트가 연출해서 보여주는 제품 정보에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문제는 제품 성능에 대한 광고가 지나치게 과장돼 결점이라고는 없는 완벽한 제품인양 포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쇼호스트가 강조한 성능을 믿었다 허술한 품질을  확인하고 실망을 넘어 배신감을 느꼈다는 제보가 줄을 잇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지난달 CJ오쇼핑, 신세계, GS홈쇼핑, 현대홈쇼핑 등 4대 쇼핑몰과 허위 과대 광고를 금지하는 '소비자보호 자율준수 가이드라인' 협약을 체결했지만 강제성 없는 가이드라인에 불과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 "발로 밞아도 끄떡 없다"던 여행가방, 1회 사용만에 부서져

11일 전남 순천시 해룡면에 사는 이 모(여)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2월 현대홈쇼핑에서 쌤소나이트의  하드케이스 여행가방을 구매했다.

평소 여행을 많이 다녀 기내용, 화물용 트렁크를 모두 갖고 있었지만 '발로 밟아도 끄떡없을 만큼 튼튼하다'며 직접 재연하는 광고에 마음을 빼앗겼다고.

3월 초 터키 출장 길 처음으로 가방을 이용하게 된 이 씨는 황당한 사실을 발견했다. 그토록 튼튼하다고 강조했던 가방의 바퀴 옆 본체 부분이 찢어져 있었기 때문.

▲ 성인이 여행가방위에 올라 밟는 광고 시 모습(위)와 1회 사용만에 깨져 버린 가방.


홈쇼핑 측으로 이의를 제기하자 돌아온 답은 더욱 황당했다. "항공 화물을 취급할 때 택배회사보다 더 험하게 던진다. 그렇게 파손된 경우 책임을 질 수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고.


이 씨는 "그럴거면 '볼링공, 야구공을 던지고 사람이 밟아도 깨지지 않지만 여행시 수하물을 보낼 땐 깨질 수 있다'고 광고를 수정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여행 가방의 용도가 대체 뭐냐"며 기막혀했다.

이에 대해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가방의 몸통부분과 바퀴부분은 소재 자체가 다르고 공항에서 심하게 던져져 훼손된 것으로 보인다"며 "협력업체인 쌤소나이트 측도 이런 사례가 한번도 없었던 터라 일단 제품을 회수해 불량여부에 대한 조사키로 했다"고 답했다.

이어 "불량 여부를 떠나 우선 무상교환을 해 주기로 결정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 '천연 라텍스' 강조해 판매 후 뒤늦게 함량 언급

부산 연제구 연산5동에 사는 권 모(남)씨에 따르면 그는 작년 9월  CJ오쇼핑의 TV광고를 통해 벨기에 아틸라트 라텍스 매트리스를 39만7천원에 구매했다.

7개월 째 사용 중 매트리스 커버를 세탁하려고 보니 내부가 라텍스가 아니라 스펀지 같아 보였고 가장자리는 굳어져서 딱딱해 쿠션 감각이 없어졌을 뿐만 아니라 부스러기가 생길 정도였다.

라텍스는 가장자리나 가운데가 모두 같은 재료여야 하는데 가장자리만 굳어있어서 권 씨는 라텍스 성분이 의심스러워 고객센터로 문의를 했다.


▲ 논란이 된 '천연라텍스' 매트가 딱딱한 스펀지처럼 변형된 모습. 


권 씨는 "분명 방송에서는 천연라텍스임을 강조하며 광고를 하고 있는데 고객센터에선 천연라텍스가 20% 섞인 제품"이라며 "구매한지 오래돼서 반품이 안되니까 10만원을 추가하면 교환해주겠다고 해 어이가 없었다"고 당시 황당했던 심정을 전했다.


"방송에서 성분을 명확하게 알려주지 않고 천연라텍스라는 부분만 강조해서 광고하는 것은 과장광고가 아니냐"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CJ오쇼핑 관계자는 "라텍스는 96% 함량이며 천연라텍스가 20%인 점을 방송 중 언급했으며 100% 천연라텍스가 아니라도 퀄리티를 따진다거나 하는 부분에서 기술적으로 차이가 없다"며 "가장자리가 굳고 갈변된 현상은 온돌방 위나 전기장판 아래에 사용하게 될 경우 고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씨는 "고객센터를 천연라텍스 함량이 낮아서 부서지는 거라 하고 본사 측은 고열 때문에 변한거라니 대체 한 제품을 두고 몇번이나 말이 달라지는 거냐"며 기막혀했다.

◆ 광고 속 상품보다 낮은 등급 배송하고 무조건 반품 거절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에 사는 이 모(여)씨는 지난 3월 27일 홈앤쇼핑에서 스노우크랩을 6만9천원에 구매했다. 쇼호스트들이 보여주는 속이 꽉꽉 찬 스노우크랩이 너무 먹음직스러워 보여 안 살 수 없었다고.

이틀 후 배송된 상품을 본 이 씨는 기겁했다. 마트에서 다리만 포장해 판매하는 냉동 대게 수준이었다는 것이 이 씨의 설명. 다리의 3분의 2가 달아난 데다 대부분 부러져 있었다.

너무 실망해 홈쇼핑 측으로 'TV에서 보던 것과 달라 반품하겠다'고 하자 반품은 절대로 안된다고 단박에 거절했다고.


▲ 방송 광고와 달리 부러지고 속살이 텅 빈 스노우크랩.


아무리 상품 상태를 설명해도 반품은 해줄 수 없다는 말만 반복해 그냥 포기하고 먹으려고 했지만 속살이 3분의 1도 안 차 있어 사기를 당한 기분이었다고.

이 씨는 "방송 중 280~350kg이라고 했는데 실제로 180~200kg밖에 안됐다. 실제와는 판이하게 다른 제품을 이용한 과대광고가 분명하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홈앤쇼핑 관계자는 "판매회사의 스노우크랩 중 한단계 등급이 낮은 제품으로 출고가 잘못 진행된 실수인 것 같다"며 "상품 확인을 위해 직접 방문해 수거할 예정이며 출고가 잘못된 것이 확인되면 판매업체에 시정요청을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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