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병에 걸린 것 같다. ‘외계인 손 증후군’이라는 병이다.
이 병에 걸리면 손이 스스로 의지를 지니거나 외부의 어떠한 힘에 지배를 받는 것처럼 뇌의 명령과 상관없이 움직이게 된다.
현대차는 최근 반 년 사이에 세계적인 이슈메이커가 됐다.
지난해 말에는 연비과장 논란에 휩싸였고 지난 4일에는 190만대라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리콜 소식이 전해졌다. 제동등 점등 지연 및 불량과 커튼에어백 전개 시 천정부 내 지지대 이탈 등이 원인이다.
현대차는 안전에는 영향이 없다며 즉각 리콜을 선언했다.
그러나 일부에선 브레이크와 브레이크등을 연결하는 ‘스탑 램프 스위치’가 문제를 일으킬 경우 차가 언제 정지할지를 뒷차에서 알아채지 못해 사고 가능성이 높다며 현대차의 안전불감증을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즉각적인 리콜조치로 최선을 다했다는 입장이다.
사실 리콜제도란 것은 본래 시장에 유통 중인 제품에서 소비자의 안전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우려가 있는 결함 제품에 대해 사업자가 스스로 수리 및 교환에 나서는 소비자 보호제도의 하나다.
우리나라에서는 리콜을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지만 해외에서는 그렇지 않다. 실제로 리콜 관련해서 수입차 관계자들은 국내 언론들이 너무 부정적인 뉘앙스를 보인다며 사석에서 억울함을 종종 토로하는 실정이다.
지난 2009년 1천만대 리콜에 나섰던 토요타의 경우 리콜보다는 늑장대응이 사태를 악화시켜 큰 타격을 입었다.
그에 비하면 현대차가 조기 리콜을 통해 신속한 대응에 나선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다만 안타까운 점은 조립과 부품, 연구 등 전방위에 걸쳐 일련의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정몽구 회장이 자나 깨나 품질을 외치고 있는 상황에서 말이다.
정 회장은 “협력사의 품질이 완성차의 품질”이라고 입버릇처럼 이야기 하며 협력사 지원프로그램을 시행할 정도로 품질관리에 열성을 보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협력사 품질관리팀을 운영하며 특별 품질 기술을 지도 하고 생산 공정별 품질 정밀 점검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수뇌부에서 이렇게 정성을 기울이고 있는데도 현장에서 문제가 계속되고 있으니 손이 뇌의 명령을 따르지 않는 '외계인 손 증후군'이라 부를 만 하다.
이를 그저 스쳐가는 사고로만 보기에는 조짐이 심상치 않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 시장조사업체 제이디(JD)파워의 ‘초기품질조사(출시 3개월 차량)’와 ‘내구품질조사(3년 이상 차량)’에서 현대기아차의 순위가 3년 연속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 회장의 의지와 달리, 시스템 말단으로 내려가면서 품질경영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는 게 분명해보인다.
뇌에서 아무리 올바른 명령을 해도 손과 발이 제멋대로라면 해당 개체는 위험에 빠질 수밖에 없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토요타가 부진에 빠진 틈을 타 재빠르게 시장 지배력을 키워 글로벌 5위권에 오른 현대기아차가 혹시라도 자만에 빠진 게 아닐까 우려된다.
품질을 강조해 위기상황을 돌파하자는 경영진의 명령에 조직 전체가 반응하지 않으면 현대차도 토요타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마이경제 뉴스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