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호정 기자]막대한 부채와 수익 악화로 신음하고 있는 지방공기업들이 지난해 직원 연봉에는 후한 인심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다수 지방공기업들의 연봉인상률이 기획재정부가 ‘2012년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편성지침’에 명시한 3.9%를 웃돌아 '방만경영'이라는 비난을 면치 어려운 상황이다.
9일 재벌 및 CEO 경영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13개 지방공기업의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지난해 4천800만 원으로 2011년 4천600만 원보다 4% 가량 늘어났다.
13개 지방공기업 가운데 지난해 직원 연봉이 감소한 곳은 단 3곳이었다.
반면 총 부채는 같은 기간 39조3천억 원에서 42조3천억 원으로 약 8%(2조9천억 원)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9천944억 원에서 1천193억 원으로 88%나 줄었다.
직원 연봉이 가장 높은 SH공사(사장 이종수)의 경우 지난해 부채 총계가 18조3천억 원으로 전년도 17조5천억 원보다 5% 가량 늘었다. 또 영업수지는 2011년 5천544억 원 흑자에서 지난해 4천545억 원 적자로 1조 원 넘게 악화됐다.
하지만 SH공사의 지난해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5천700만 원으로 2011년 5천300만 원보다 8%나 증가했다. 영업이익이 1조 원이나 감소했는데도 연봉인상률은 정부 예산지침의 2배가 넘은 것이다.
직원 평균 연봉 2위와 3위를 기록한 대전도시공사(사장 홍인의)와 대구도시공사(사장 이종덕)도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연봉을 올려 빈축을 사고 있다.
대전도시공사의 경우 부채가 지난해 2천823억 원으로 전년도 4천493억 원에 비해 3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011년 449억 원에서 지난해 144억 원으로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지만 연봉 인상률은 13개 지방 공기업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대전도시공사의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은 5천500만 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17%나 증가했다.
대구도시공사도 지난해 부채가 6% 감소한 데 비해 영업수지는 2011년 20억 원 흑자에서 지난해 168억 원 적자로 돌아섰음에도 직원 평균 연봉은 5천100만 원에서 5천400만 원으로 6% 인상했다.
부산도시공사(사장 이종철)는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이 5천300만 원으로 4%가량 낮아졌지만 4위에 해당하는 높은 순위를 유지했다. 부산도시공사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33%나 감소했다.
충북개발공사(사장 강교식)는 1년 새 부채액이 166억 원에서 3천289억 원으로 1871%나 증가한 상황에서도 직원 연봉을 평균 11%(3천800만 원→4천200만 원)이나 늘려 도덕불감증을 의심케 했다.
지난해 두자릿수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한 경기도시공사(사장 이재영, 5천100만 원), 전북개발공사(사장 홍성춘, 5천만 원), 인천도시공사(사장 오두진, 4천900만 원)는 직원 연봉이 3~7%.늘었다.
한편 울산도시공사(사장 이효재)과 전남개발공사(사장 김주열)는 1000% 이상의 영업이익이 증가했음에도 직원들의 평균 연봉 인상에는 소극적이었다.
울산도시공사는 지난해 83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도 4억 원 대비 무려 1천761%의 신장세를 기록했지만 직원의 평균 연봉은 0.5%(4천391만 원→4천410만 원) 늘리는데 그쳤다.
전남개발공사는 지난해 292억 원의 영업이익을 돼 전년도 23억 원보다 1145% 늘었지만, 직원 평균 연봉은 오히려 9%(4천600만 원→4천200만 원)나 줄었다.
두 공기업 모두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과 별개로 부채가 600억 원 가량 늘어난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마이경제 뉴스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