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아름 기자] 통신 3사간 경쟁이 보조금에서 요금제로 옮겨가면서 이동통신 시장의 생태계가 일대 변화를 맞고 있다.
특히 망내외를 가리지 않는 전면 무료통화가 대세로 떠오름에 따라 통신사의 수익모델 자체가 음성통화에서 데이터 서비스로 바뀔 전망이다.
SK텔레콤과 KT가 선수를 친 이동전화 무료 통화는 같은 당초 통신사를 이용하는 가입간에만 허용되는 '망내 무료'에 제한됐지만 LG유플러스가 망내외 무료통화로 역공에 나서고 KT가 이에 호응하면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KT는 지난 18일 '완전무제한'요금제를 내놓으면서 망내외 무료통화를 전격 시행키로 했다.
앞서 SK텔레콤이 망내 무료통화인 'T끼리 요금제'를 지난달 22일 최초로 도입하고, 이달 1일 KT가 역시 망내 무료통화인 '모두다 올레' 요금제를 출시한 데 맞서 LG유플러스가 15일 망내외 무료통화를 선언한지 불과 3일 만의 일이다.
당초 SKT는 이동통신시장 점유율 50%를 무기삼아 망내 무료통화라는 카드를 꺼내들었고 KT가 이에 동조하면서 점유율에서 열세인 LG유플러스가 궁지에 몰리는 형국이었다.
결국 LG유플러스는 망내 무료통화만으로는 SKT, KT와 경쟁이 불가능하다는 판단하에 음성통화에서 돈벌기를 포기하는 강수를 던졌고 KT가 즉각 맞불을 놓은 것이다.
KT와 LG유플러스의 망내외 무료통화는 월 6만7천 원 이상의 요금을 물어야 하는 67제와 6만9천 원을 내야 하는 69제 이상에만 적용된다. 하지만 기존 LTE 가입자들이 평균적으로 62요금제를 사용하는 점을 감안하면 약간의 추가 부담만으로 모든 음성통화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KT는 경쟁사에 비해 유선전화사업 비중이 높아 망내외 무료통화 도입에 상당한 걸림돌이 있을 것으로 보였지만 오히려 LG유플러스 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강수를 던졋다.
LG유플러스가 89요금제부터 제공하던 '유선전화 무료'를 'KT 완전무제한'요금제는 67요금제부터 전면 허용한 것이다. 압도적인 유선전화 점유율을 자랑하는 KT가 던진 회심의 한 수다.
KT마저 망내외 무료통화에 나섬에 따라 SKT도 조만간 이를 허용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음성통화와 문자서비스를 주 수입원으로 삼던 통신시장이 큰 변화를 맞게 된 셈이다.
사실 통신사들은 지난해 여름까지만 해도 카카오톡 등이 제공하는 데이터통화를 제한하면서 카카오톡 때문에 데이터망에 부하가 걸린다고 문제를 삼았다.
하지만 이제는 단문 메시지는 물론이고 그동안 정액요금제의 기본제공량에서도 제외되던 MMS에 음성통화까지 모두 무료로 제공하게 됐다. 1년도 지나지 않아 입장이 180도 바뀐 것이다.
이제 유일하게 전면 무료통화 요금제를 내놓지 않고 있는 SKT도 전면 무료통화 요금제를 도입하게 되면 어떤 통신사를 사용하든지 통화와 문자는 무료로 이용하고 사용한 데이터에 대해서만 요금을 내는 ‘데이터 요금제’ 시대가 자연스럽게 오게 된다.
예를 들어 LG유플러스의 6만9천원짜리 무료통화 요금제에는 5GB의 데이터가 제공된다. 통화와 문자 사용량에 관계없는 요금이므로 1GB당 1만3천800원의 요금을 낸다고 계산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들은 자신이 어디에 얼마만큼의 요금을 내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기 때문에 소비패턴에 맞춰 효율적인 통신요금을 설정할 수 있다. 문자와 통화, 데이터가 패키지로 묶여 있는 바람에 다 쓰지도 못하면서 요금을 무는 일이 사라진다는 이야기다.
다만 이런 변화가 반드시 소비자에게 반드시 좋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무료통화가 통신요금 자체를 인상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 SKT는 기존의 LTE 요금제보다 3천 원 오른 요금을 무제한 요금제에 설정하고 있으며 LG유플러스도 월 6만9천 원 요금제부터, KT는 기존의 LTE 요금제보다는 5천 원, '모두다올레'요금제보다는 2천원 오른 요금에 무제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몇 천 원만 더 내면 통화를 무제한으로 할 수 있다‘는 유혹에 넘어가 값 비싼 요금제에 가입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대해 통신업계 관계자는 “실제로는 상위 요금제에서 하위 요금제로 이동하는 고객이 대부분”이라며 “이외에도 다양한 할인 혜택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1인당 사용요금은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한 통신업계 전문가는 “무제한이라는 이름에 현혹되지 말고 자신의 사용패턴을 잘 분석한 후 요금제를 변경해야 한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자신이 사용한 만큼만 과금하는 사용량 대비 요금제가 정착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마이경제 뉴스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