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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스토리]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해외만 나가면 작아지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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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스토리]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해외만 나가면 작아지는 까닭은?
  • 윤주애 기자 tree@csnews.co.kr
  • 승인 2013.04.19 0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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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 맨손으로 미래에셋그룹을 일으켜 우리나라 금융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CEO로 평가받는 박현주 회장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굴레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박 회장이 해외시장을 겨냥해 야심차게 내놓은 인사이트펀드가 최근까지도 20%대의 손실률을 기록하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과거 큰 성공을 거뒀던 다른 펀드마저 투자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1997년 자본금 10억 원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설립해 채 3년이 되기도 전인 2000년 3월 자산규모 661억 원, 자기자본 403억 원에 이르는 회사로 키워냈다. 2007년에는 자산규모 2천60억 원, 자기자본은 1천700억 원으로 급성장을 이뤘다.


이 같은 성공을 바탕으로 투자자들의 깊은 신뢰를 얻은 박 회장은 2007년 10월 회사설립 10주년을 기념해 인사이트 펀드를 출시했다. 해외에서 적극적으로 돈을 굴려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박 회장의 의욕에 화답해 투자자들은 출시 2주일만에 인사이트펀드에 4조 원의 자금을 댔다.

하지만 이듬해 리먼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에 휘말려 인사이트펀드는 손해만 보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고 말랐다.


19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미래에셋의 인사이트펀드는 지난 17일 기준으로 21.51%의 손실률을 기록했다. 2008년 9월 리먼사태 이후 한 때 손실률이 60%를 넘겼던 것에 비하면 손실 폭이 많이 축소됐지만, 여전히 두자릿수 손실률을 면치 못하며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투자자들의 이탈도 심각하다.


2008년 5월 말 4조8천억 원을 넘겼던 인사이트펀드 자금은 지난 17일 현재 1조4천481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시장에 나온지 5년5개월이 넘도록 원금조차 회복하지 못하는 부진에 70%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이다.


적립식 펀드의 국내 최강자로 군림했던 박 회장과 미래에셋의 굴욕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2001년 2월 출시돼 2008년 3월 무려 9조6천억 원이 넘는 돈을 유치했던 인디펜던스펀드와 같은해 7월 출시된 디스커버리펀드는 성공적인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투자자금이 대부분 빠져 나간 상태다.


출시 이후 누적 수익률로 따지면 디스커버리는 737.18%, 인디펜던스는 624.64%에 달하지만 투자자금 1조 원 클럽에서는 탈락한지 오래다.


디스커버리는 2010년 9월6일 9천971억 원으로 1조 원을 밑돌기 시작해 지난 17일 현재 설정액이 4천493억 원으로 축소됐다.


인디펜던스는 하루만에 투자금 4조 원이 날아가는 악몽 끝에 2010년 10월26일 1조 원 밑으로 떨어져 최근 4천15억 원에 머물고 있다. 인디펜던스의 경우 최고설정액 9조6천여 억원 가운데 95%이상이 날아간 셈이다.




이와 관련해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한 때 12조 원 안팎이었던 거래대금이 2조원 가량으로 급감하면서 과거의 적립식 펀드들이 예전만큼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라며 "인사이트펀드의 경우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손실이 컸지만 최근에는 많이 상쇄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단순 주식거래수수료(브로커리지)를 받는 사업구조에서 탈피해 자산관리 부문을 강화하고 있는데다, ETF나 해외채권 등 최근 시장에서 선호하는 상품들을 많이 운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사이트펀드의 실패로 해외시장에서 굴욕을 맛본 박 회장은 해외사업 강화를 통해 옛 영광을 재현하려는 꿈을 가지고 있지만 세계적인 불황의 여파로 이마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해외법인 7곳 중 4곳이 적자를 냈다. 지난해 2개 법인이 흑자로 돌아선 탓에 2011년 보다는 실적이 나아졌지만 7개 법인의 순이익을 모두 합쳐도 채 100억 원에도 못 미친다. 이는 지난해 3분기(누적) 미래에셋증권의 전체 순이익 2천166억 원의 4.1%에 불과한 수준다.


해외사업에서 성과를 냈다고 말하기 어려운 성적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해외 법인이 2011년 말 인도 영국 브라질 3곳에서 지난해 대만 캐나다 홍콩이 추가돼 총 6개로 늘어났지만,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인사이트펀드 실패에 이어 해외사업마저 미미한 성과를 내면서 미래에셋은 우물 안 개구리처럼 한국만 벗어나면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뜩이나 글로벌 금융환경이 나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박 회장이 어떻게 이 난국을 헤쳐나갈지 주목된다.(마이경제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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