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경주 기자] 농심(대표 박준)이 70% 안팎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라면시장에서 나머지 30% 점유율을 놓고 오뚜기(대표 함영준)와 삼양식품(대표 전인장), 팔도(대표 최재문)가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30일 재벌 및 CEO, 기업 경영 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2년전만 해도 '하얀국물 라면 열풍'에 휘말려 꼴찌 추락을 걱정하던 오뚜기가 지난해 2위 자리를 되찾더니 올들어서는 점유율을 더욱 끌어올리며 2위 굳히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오뚜기는 라면시장에서 3월 13%의 점유율을 기록해 2위 삼양식품을 2.4%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 지난해 12월 오뚜기가 12.6%, 삼양이 11.9%로 0.7%포인트 차이였던 데 비하면 격차가 3배로 확대된 셈이다.
1980년대 우지파동을 겪으며 2위로 추락하는 불운을 맛봤던 삼양식품은 하얀국물 라면인 나가사키 짬뽕을 앞세워 자존심 회복에 나섰지만 점유율이 10%를 겨우 넘기는데 그쳐 자칫 한 자릿수로 추락할 수도 있는 위기를 맞고 있다.
사실 오뚜기와 삼양의 경쟁은 그간 역전에 역전을 거듭해왔다.
1989년만 해도 삼양이 19.9%의 점유율을 보인 반면 오뚜기는 5.8%로 꼴찌를 기록했다. 이후 삼양라면이 지속적인 점유율 하락을 보이는 사이 오뚜기가 빠른 성장세를 보여 10년 뒤인 1999년에는 순위가 역전됐다. 당시 오뚜기의 점유율은 13.2%, 삼양은 10.9%였다.
그러나 다시 10년 뒤인 2009년에는 오뚜기의 점유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고 삼양이 13.6%로 올라가면서 순위가 다시 뒤바뀌었다. 2011년에는 삼양과 팔도가 하얀국물 라면을 앞세워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바람에 오뚜기는 팔도에 0.5%포인트 차이로 추격을 당하며 꼴찌 추락 위기에 몰렸다.
이후 하얀국물 라면에 대한 인기가 빠르게 식으면서 오뚜기가 다시 치고 나가는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오뚜기가 지난해 선전한 이유로는 참깨라면의 급성장이 꼽히고 있다.
오뚜기에 따르면 지난해 참깨라면 봉지면과 용기면 합산매출은 전년대비 110%나 증가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지난해 7월 출시한 참깨라면 봉지면이 올해 1월까지 1천만 개나 팔리며 성장을 주도했고, 용기면도 70% 가량 성장하는 성과를 거둬 점유율 확대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오뚜기는 올들어 승승장구를 지속하며 국내에서 가장 잘 나가는 식품업체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증권사 실적전망치에 따르면 오뚜기는 올해 1분기 매출(4천512억 원) 영업이익(280억 원)이 전년 같은기간에 비해 각각 8.3%, 12% 증가해 외형과 수익성이 동시에 개선된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농심과 삼양식품은 같은 기간 매출은 각각 2.7%, 11.2% 줄어들고 영업이익은 각각 11.8%, 14.3% 개선될 전망이다.
오뚜기는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져 주가도 유례없이 급등하고 있다.
오뚜기는 지난 29일 주가가 43만8천원으로 3달전인 1월 29일(23만5천500원) 대비 무려 86%나 증가했다.
오뚜기가 20 여년간 치열했던 3파전을 끝내고 라면업계에 유의미한 지각변동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기대되는 한 해가 되고 있다.(마이경제 뉴스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