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문수 기자] 금융당국이 주도하고 있는 '휴면카드 줄이기'가 헛수고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의 독려에도 불구하고 삼성카드를 제외한 6개 전업계 카드사의 휴면카드가 일제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심지어 전체 카드 가운데 휴면카드가 차지하는 비중도 되레 높아졌다.
6일 재벌 및 CEO 경영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국내 전업계 카드사 7곳의 휴면카드는 지난 4월말 기준으로 1천570만장을 기록해 지난 1월말 1천765만장에 비해 11.05% 감소했다.
최근 1년 동안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휴면카드 숫자가 외형상으로는 감소했지만, 카드사별로는 오히려 증가한 곳이 더 많았다.
7개 전업계 카드사 가운데 삼성카드(대표 최치훈)가 1월 말 315만장에서 4월 말 264만장으로 줄었을 뿐, 나머지 6개사는 휴면카드 숫자가 오히려 늘었다.
KB국민카드(대표 최기의)는 3개월 동안 휴면카드가 24만장 늘었고 신한카드(대표 이재우)는 1만장, 하나SK카드(대표 정해붕)와 현대카드(대표 정태영)는 각기 7만장 가량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체 카드 숫자에서 휴면카드 비중은 20.26%로 1월말 19.93%보다 0.33%포인트 높아졌다.
하나SK카드가 1월말 26.98%에서 4월28.03%로 높아져 휴면카드 비중이 가장 높았다.
2위인 현대카드는 휴면카드 비중이 20.8%에서 21.7%로 높아졌고 롯데카드는 19.1%에서 20.1%로, 신한카드는 19.13%에서 19.45%로 상승했다.
휴면카드 비중이 가장 낮은 곳은 14.36%를 기록한 국민카드였다. 하지만 이 수치도 지난 1월말 12.9%보다 1.46%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삼성카드는 유일하게 휴면카드 비중이 3%포인트나 낮아졌지만 여전히 20%가 넘는 높은 수치를 유지했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휴면 카드 회원이 해지 의사를 밝히지 않아도 3개월간 사용 내역이 없으면 자동으로 해지 절차가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회원이 감소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전화 마케팅을 강화하며 카드 전환과 사용을 적극 권유하며 휴면카드 줄이기는 등한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은행계 카드사를 포함한 21개 카드사의 총 휴면카드 숫자는 1월 말 2천355만장에서 지난 4월 말 2천326만장으로 19만장 가량 감소하는 데 그쳤다. 전체 카드에서 휴면카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1월말 20.50%에서 4월말 21.98%로 1.48%포인트 높아졌다.
카드사들이 이처럼 휴면카드 정리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는 신규고객 유치가 쉽지 않아 기존 회원을 포기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휴면카드는 특정 시점을 정해 놓고 꾸준히 정리하지 않는 이상 크게 줄지 않는다”며 “일부 카드사의 경우 회원이탈을 우려해 해지보다는 카드 유지를 권유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경제 뉴스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