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아름 기자] 미래창조과학부가 LTE용 통신 주파수를 경매에 내놓으면서 통신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관심은 새로 할당되는 1.8기가헤르츠(GHz)대역과 2.6GHz대역 중 1.8GHz 대역을 누가 차지할 것이냐다.
KT(회장 이석채)는 효율성을 내세워 자신들이 1.8GHz 대역을 차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SK텔레콤(사장 하성민)과 LG유플러스(부회장 이상철)는 공정성을 제기하며 극구 반대하고 있다.
KT는 1.8GHz대역의 인접 대역을 현재 LTE망으로 이용하고 있어 이 대역을 차지하면 별도의 투자 없이도 LTE속도를 지금 보다 2배 가량 높일 수 있다. 즉, 최대 75Mbps인 LTE 속도가 150Mbps까지 향상된다.
SKT도 1.8GHz 대역을 LTE 보조대역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경매에 나온 1.8GHz 대역에 인접해 있지 않아 주파수 대역을 추가 확보해도 당장 광대역 서비스를 제공할 수는 없다.
SKT와 LG유플러스는 이 때문에 1.8GHz 경매에서 KT의 입찰제한을 주장하고 있다. KT가 해당 대역을 차지할 경우 자신들이 일방적으로 불리해져 공정한 경쟁이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과거 PCS 시절 황금대역이라 불린 800MHz를 배정받은 SKT는 타사에 비해 통화품질이 좋다는 평가에 힘입어 이동통신 시장 1위를 질주할 수 있었다.
KT가 1.8GHz 대역을 추가로 확보할 경우 ‘2배 빠른 LTE'라는 엄청난 이점을 누릴 수가 있다는 게 두 회사가 우려하는 점이다.
SKT 관계자는 “KT가 1.8GHz대역을 가져갈 경우 SKT와 LG유플러스가 2~3년간 7조 원 가량을 투자해야 따라갈 수 있는 정도의 차이”라며 “100m 달리기에서 KT만 50m 앞에서 출발하라고 하는 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KT는 통신시장 전체의 효율성을 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른 통신사들이 가져가면 별 다른 효용성이 없지만 KT가 가져가면 바로 고객들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데 왜 주파수를 낭비하느냐는 논리다.
KT는 과거 자신들이 3G 서비스를 최초 도입했을 때와 LG유플러스가 LTE 전국망을 첫 구축했을 때도 초반에 반짝 효과만 있었다며 이번에도 경쟁사들이 따라잡는 건 시간 문제라고 강조했다.
SKT와 LG유플러스는 과거 사례를 이번 주파수 경매와 비교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맞서고 있다. 주파수 경매는 통신사의 노력과 무관하게 정부 개입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3G나 LTE서비스와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3사의 논쟁을 두고 고심중이다.
방통위는 1.8GHz 대역을 제외한 2개 안과 전체 대역을 경매하자는 1개 안을 제시했으나 쟁점인 D블록 입찰에 KT 참여문제를 놓고 통신3사가 합의를 이루지 못하자 미래부에 공을 넘겼다.
미래부 역시 조만간 새로운 방안을 내놓겠다는 입장만 내놓은 채 장고에 들어간 상황이다. 미래부는 ICT(정보통신기술)을 담당하고 있는 윤종록 2차관이 2007년까지 KT에 몸 담았던 이력이 있어 특히 몸을 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통신 관계자는 “주파수 문제는 공공의 재산을 이용하는 것이니만큼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손해를 봤다고 생각하지 않게 조율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마이경제 뉴스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