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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산업개발의 재건축 '반칙 게임'논란…"회장님 앞으론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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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산업개발의 재건축 '반칙 게임'논란…"회장님 앞으론 제발~"
  • 이호정 기자 meniq37@csnews.co.kr
  • 승인 2013.05.13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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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호정 기자]"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대한축구협회 회장 아닙니까?재건축 사업을 하면서 이런 '반칙'을 하면 조합원들은 어쩌란 말입니까? 축구 경기처럼 게임의 룰에 따라 공정하게 사업을 해야지요.앞으로 사업을 공정한 방식으로 하지 않으면 정 회장이 비난과 책임을 감수해야 할 겁니다"

서울 강동구 고덕 주공 4단지 재건축 아파트 조합원의 주장이다. 현대산업개발이 재건축 사업을 벌이면서 지분제 방식을 자사에게만 유리하게 적용하고 있다는 구설수에 올랐다.

수익과 손실을 함께 나눠야 하는 지분제 사업의 본래 취지에 어긋나게 수익이 생기면 독차지하고 손실은 분담하려고 했다가 조합원들의 반발을 산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외부인력을 동원하는가 하면 법적분쟁도 불사하며 압박을 가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서울 강동구 소재 재건축 사업지인 고덕주공4단지가 그 대표적인 논란 사례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고덕주공4단지 재건축조합과 관리처분을 앞두고 본계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 할인분양을 하되, 할인가의 50%를 조합원들이 분담할 것을 요구했다.

다시 말해 200채를 일반분양 했는 데 120채가 미분양으로 남았다면, 이중 60채에 적용된 할인 금액을 조합원들이 나눠서 내야 한다는 내용이다.

지분제 사업은 건설사가 조합원들에게 일정한 무상지분율을 제공하는 대신, 일반분양에 따른 분양수익과 함께 미분양 책임까지 모두 껴안는 방식이다.

따라서 현대산업개발이 제안한 내용은 수익 분담을 배제한 채 손실만 조합원들에게 떠넘기려 했다는 측면에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규정돼 있는 지분제 사업방식의 취지를 외면한 편법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이 같은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외부 인력을 동원해 조합원들의 찬성 동의서를 모으기도 했다는 게 조합원들의 주장이다.

현대산업개발의 계획대로 정기총회가 개최돼 해당 안건이 통과됐다면 조합원 1인당 최소 1천800만 원가량의 추가부담금이 발생했을 것으로 계산된다.

고덕주공4단지는 총 568세대 규모로 조합원이 437세대, 일반분양분이 131세대다. 전용 85㎡ 기준 일반분양가를 6억원으로 잡고, 일반분양분 131세대가 모두 미분양돼 분양가를 20% 할인할 경우, 1세대당 1억2천만원, 총 157억2천만 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총 할인금액을 다시금 조합원 437명으로 나누면 조합원 1인당 1천798만 원을 추가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일부 조합원들이 현대산업개발의 이같은 꼼수를 사전에 눈치 챘고, 지난 3월 전임 조합장 A씨에 대한 해임총회 등을 개최해 가까스로 막을 수 있었다.

현대산업개발은 또 부동산 경기가 좋았을 때 조합원을 상대로 143%에 달하는 막대한 무상지분율을 약속했다가 경기가 나빠지자 이를 뒤집어 도의적으로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동일한 지분제 방식으로 재건축 사업을 완료한 경기도 안양시 소재 석수주공2단지의 경우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으로 일반분양 물량이 늘어나며 예상외 수익금 123억 원이 발생했다.

무상지분율을 약속했던 현대산업개발은 수익금을 조합원들에게 지급하기를 거부했다. 결국 석수주공2단지 조합원 100여명이 현대산업개발 강서사업소를 점거하고 집단 농성을 벌이면서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에 부당이득금 반환소송을 내는 사태로 번졌다.

이 사건은 안양지원 제1민사부는 최근 “재건축 임대주택 폐지에 따라 발생한 일반분양 수익금 123억원 중 약 63%인 77억원을 조합에, 37%의 46억원을 현산에 각각 배분하라”는 취지의 조정 결정을 내리며 일단락 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처럼 부동산 경기에 따라 지분제 사업의 해석을 달리 내놓는 현대산업개발에 대해 “부동산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며 여타 건설사들도 재개발․재건축 지구에서 미분양 대책비 등으로 리스크를 줄이고 있지만, 현대산업개발과 같이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꾸진 않는다”고 지적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고덕주공 4단지 사안에 대해 “조합집행부가 최근 전원 바뀐 후, 다시금 세부내용을 합의 중이기 때문에 딱히 뭐라 할 말은 없다”며 “책임감을 가지고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혔다.(사진: 연합뉴스 및 자료사진 / 마이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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