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문수 기자] 보험업계의 주주총회 시즌이 다가오면서 올해 임기가 만료된 CEO들의 거취가 주목을 받고 있다. 분위기로 볼 때 상당수 CEO가 임기 만료와 함께 교체될 것으로 예상돼 보험업계 사장단에 한바탕 물갈이가 이뤄지리라는 예상이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생명과 신한생명, 코리안리재보험, 흥국생명, 흥국화재 등이 다음 달로 사장 임기가 끝난다.
▲ 왼쪽부터 박종원 코리안리 사장, 변종윤 흥국생명 사장, 김용권 흥국화재 사장
이 가운데 '5연임' 신화를 달성하며 국내 최대의 재보험사인 코리안리를 15년 간 이끌어온 박종원 사장은 퇴임이 확정됐다. 박 사장은 다음달 6월 고문으로 물러나고 원혁희 회장의 셋째 아들인 원종규 전무가 그 자리를 이을 예정이다.
다음달 11일자로 임기가 끝나는 김용권 흥국화재 사장도 퇴임이 불가피하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직무정지 조치를 받아 연임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행 보험업법 시행령은 보험사 임원이 금융당국으로부터 문책경고 이상의 제재를 받을 경우 연임은 물론 3년 동안 금융회사 재취업을 제한하고 있다. 김 사장은 2011년 대주주인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 소유의 골프장 회원권을 고가에 매입해주기 위해 이사회 의사록을 위조한 사실이 적발돼 문책경고 징계를 받은 바 있다.
변종윤 흥국생명 사장은 도덕성 논란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변 사장 역시 흥국화재 사장 시절 이호진 회장을 부당지원했다는 사유로 2011년 9월 문책경고에 상당하는 제재를 받았다. 변 사장의 경우 퇴직일로부터 3년이 지나면 결격사유가 자동 소멸하기 때문에 법적인 걸림돌은 없는 상태다.
한화그룹 계열 보험사 수장들은 대부분 교체되는 분위기다. 한화생명은 2015년에 임기가 끝나는 신은철 전 대표이사 부회장이 물러나면서 최근 차남규·신은철 투톱 체제에서 차남규 대표이사 사장 단독체제로 전환됐다.
박석희 한화손해보험 사장은 내년까지 임기가 남아있지만 다음달 14일 주총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후임에는 동부화재 출신 박윤식 부사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KB생명의 김석남 사장은 경영성과가 우수해 당초 연임이 유력시됐지만 KB금융지주 어윤대 회장이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김 사장의 거취도 불투명해졌다. 금융지주사 계열 보험사가 지주사 회장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 변수다.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나는 권점주 신한생명 사장은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권 사장은 2년 반 동안 경영 개선은 물론 조직의 분위기 쇄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한생명은 지난해 4~12월 수입보험료가 3조8천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6.66%나 증가했다.
3년간 메트라이프 수장을 맡아온 김종운 메트라이프생명 사장도 연임되리라는 예상이다. 한편,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서태창 현대해상화재보험 사장이 6년만에 물러나며 박찬종, 이철영 공동대표 체제가 출범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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