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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생이CEO' 오뚜기 함영준 회장의 '정도 경영 문법'…부전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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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생이CEO' 오뚜기 함영준 회장의 '정도 경영 문법'…부전자전?
직원 예절교육, 거래처 애로개선에 힘써
  • 이경주 기자 yesmankj@csnews.co.kr
  • 승인 2013.06.05 0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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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경주 기자]이른바 '갑(甲)의 횡포'로 대기업 총수들이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가운데 조용히 정도를 걷고 있는 함영준 오뚜기 회장의 경영스타일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함 회장은 개인적으로 공과 사를 구분하는데 솔선수범을 보이는가 하면, 회사경영에서는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거래처에 대한 배려를 강조하는 등 정도경영을 펼치고 있다.
 
최근 남양유업이 영업사원의 욕설파문으로, CU가 편의점주들의 잇달 자살사건으로 곤욕을 치루고 있는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우선 노동계의 최대 현안으로 꼽히는 비정규직 문제가 오뚜기에는 없다. 비정규직비율이 제로(0)이기 때문이다.
 
식품업체 중 전체 직원을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있는 곳이 일부 있지만 10대 식품업체 가운데는 오뚜기가 유일하다.
 
함 회장의 경영스타일이 주목 받는 또 다른 이유는 거래처를 동반자로 인식하고 그들의 어려움을 해소하는데도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함 회장은 대리점과 협력업체가 을(乙)의 입장에서 겪어야 하는 어려움을 최대한 파악해서 줄이기 위해 영업사원들에게 거래처를 수시로 방문해 애로사항을 접수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또 영업사원들을 대상으로 매년 예절교육을 실시하며 거래처에 대한 인격적 처우도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오뚜기는 최근 '갑의 횡포'로 여론이 들끓고 있는 와중에도 별다른 잡음을 일으키지 않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매년 영업사원들에 대한 정기적인 예절교육을 진행하는 한편, 지역별 거래처를 영업사원들이 수시로 방문해 애로를 접수함으로써 이를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함 회장은 개인적으로도 공과 사를 분명히 구분하는 깔끔한 성격으로 유명하다.


 

오뚜기 관계자는 함 회장의 친구들이 견학을 왔는데 함 회장이 지갑에서 직접 현금을 꺼내 모든 비용을 부담하게 했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오너라면 간단한 비용정도는 회사비용으로 처리할 만도 한 데 공과 사를 완전히 구분하는 모습에 놀랐다”고 말했다.


함 회장은 오뚜기가 수십년 간 사회공헌활동을 한 것조차도 홍보에 이용하지 못하게 막을 정도로 '진정성'을 중시하는 면모도 보였다.


오뚜기는 20년 전인 1992년부터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후원 사업을 해 지난해 말 기준 3천378명의 어린이에게 새 생명을 안겨줬다. 또 1996년 설립된 오뚜기재단을 통해서는 500여명에게 25억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하지만 함 회장의 반대로 이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못하다가 직원들의 끈질긴 설득으로 수년 전부터 겨우 홍보를 할 수 있게 됐다.  
 
함 회장이 이처럼 행동한 것은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함태호 명예회장의 가르침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오뚜기 고위관계자는 “함 회장은 평소 남들에게 좋은 일을 한다고 스스로 밝히는 행위는 진정성이 없다고 생각해 부하직원들에게 홍보행위를 자제시켰다”며 “최근 오뚜기 사회공헌활동을 홍보하고 있는 것도 기업규모가 커져 홍보의 필요성을 절감한 부하직원들이 함 회장을 설득한 끝에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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