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대표 정몽규)의 안전불감증에 노동자 2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현대산업개발이 사고 발생 후 2시간이 넘도록 119구조대에 신고도 하지 않은 채 자체적으로 구조작업을 실시해 노동자들이 사망에 이르게 만든 인재(人災)로 전해졌다.
5일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이 공사 중인 경기도 평택시 소재 수서~평택 고속철도(KTX) 제6-2공구 지하 45m의 터널 공사장(너비 14m, 높이 13m)에서 지난 3일 오후 5시30분께 암벽 일부가 무너져 이주노동자 2명이 매몰, 사망했다.
당시 터널 안에는 암반에 폭약을 설치하기 위해 8명의 노동자가 작업 중이었는데, 이 가운데 이주노동자 유센(24·태국)과 찬몰(26·캄보디아) 등 2명이 무너진 바위에 깔렸다.
이에 현대산업개발은 회사 지정병원 구급차만 대기시킨 채 길이 600m가 넘는 터널 안에서 직접 구조작업을 벌여 2시간 만에 이주노동자 2명을 발견했다.
하지만 이들은 이미 숨진 뒤였다. 전문적인 구조장비와 대원이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였다.
현대산업개발 측은 인명사고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지 않다가, 저녁 7시53분께 하청업체 현장 직원을 시켜 평택경찰서에 늑장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지정병원에서 응급차가 도착했고 현장 인부들을 중심으로 구조작업에 나서다 보니 굳이 119에 신고를 하지 않은 것 같다”며 “경찰 신고도 구조작업이 끝난 뒤 하다 보니 늦어진 것이지 사고를 감추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해명을 내놓았다고 한겨레는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