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경주 기자]이경상 전 신세계 사장이 퇴임 후 신세계그룹 고문과 교수단 교수직을 수행하면서 경쟁업체인 GS리테일의 사외이사도 겸직해 화제가 되고 있다.
보통 경영정보 유출을 우려해 경쟁업체 인사를 사외이사로 잘 영입하지 않는 관행에 비춰 매우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이 전 사장은 지난 2005년 신세계 이마트부분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후 정용진 부회장 체제가 구축된 2009년부터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지난해까지 고문으로 활약했다.
현재는 신세계 인재개발원 교수단에 소속돼 전문인력 양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주목되는 사실은 이 전 사장이 지난 2011년 4월부터 현재까지 유통업체인 GS리테일(대표 허승조)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는 점이다.
사외이사는 직접 경영에 관여하지는 않지만 이사회에 참석에 주요 의사결정에 관여하고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경영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이 전 사장은 특히 지난해까지만 해도 신세계에서 경영고문을 맡으면서 GS리테일의 사외이사를 겸직해 두 회사의 경영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미묘한 입장에 놓여 있었다.
이 전 사장이 한 쪽 회사의 정보를 다른 회사에 흘리는 게 가능했던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대표이사를 경쟁업체에서 스카우트해 이직하는 경우는 있지만 경쟁 관계에 있는 기업에서 겸직을 하는 사례는 드물다”며 정보유출 우려를 그 이유로 꼽았다.
이에 대해 GS리테일과 이마트측은 이 전 사장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GS리테일관계자는 “이 전 사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한 이유는 유통사업에 대한 뛰어난 안목과 식견 등 전문성 때문”이라며 “이 전 사장을 신뢰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신세계그룹과는 사업부분도 크게 겹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마트관계자도 “주주들은 객관성과 투명성 면에서 경쟁업체 사장 등 외부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종종 영입한다”며 “GS 측에서 정보습득 차원에서 이 전 사장을 영입하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세계그룹은 마트사업과 백화점사업이 주력이며, GS리테일은 편의점과 기업형슈퍼마켓(SSM)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두 회사는 SSM시장에서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놓여 있는데 지난해 말 기준 점유율은 GS리테일이 5.3%, 신세계그룹이 1.1%였다.
또 신세계 측의 적극 부인에도 불구하고, 신세계가 편의점 사업에 진출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돌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