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 회사의 평균 실적은 전년도 동기와 비교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하나 하나 뜯어 보면 참담한 곳이 많다. 14개 회사 가운데 8곳이 적자전환을 하거나 마이너스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만 따질 경우 매출 증가율이 절반 가까이 떨어지고 영업이익은 30% 넘게 감소하는 부진을 보였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그룹 14개 계열사는 올해 1분기 매출은 76조5천억 원으로 전년 동기 67조1천억 원 대비 14% 증가했다. 또 영업이익은 9조5천억 원으로, 전년도 동기 6조8천억 원에 비해 40%나 늘어났다. 하지만 맏형 삼성전자(대표 권오현)를 제외한 나머지 13개사의 올 1분기 매출 증가율은 14%에서 8%로 크게 낮아진다.
영업이익은 31%나 감소해 크게 뒷걸음질을 쳤다. 이에 따라 14개사 전체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분기 10%에서 올해 1분기 12%로 2%포인트 상승한 반면, 삼성전자를 제외한 13개사의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5%에서 3%로 하락했다.
삼성전자가 올 1분기에 영업이익을 54%나 늘리며 그룹 전체의 영업이익의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인 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14개 계열사 전체 매출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분기 67%에서 올 1분기 69%로 2%포인트 높아졌고, 영업이익 비중은 같은 기간 83%에서 92%로 상승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TV와 냉장고 등 세계 1등 제품과 함께, 갤럭시 S3와 노트2의 판매호조에 힘입은 결과”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그룹 계열사 중 올해 1분기 매출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제일기획이었다. 제일기획(대표 임대기)의 올해 1분기 매출은 5천368억 원으로, 전년도 동기 4천207억 원과 비교해 34%나 증가했다.
이는 올해 1분기 삼성전자가 수의계약으로 광고물 제작에 1천188억 원을 밀어줬고, 삼성생명보험이 같은 명목으로 52억 원을 지급하는 등 총 매출의 23%를 내부거래를 통해 올렸기 때문이다.
더욱이 2분기에는 삼성전자가 현재 세계 소비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제일기획의 매출이 더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뒤를 이어 삼성SDS(대표 고순동)가 1조4천억 원의 매출을 올려 2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 같은 매출 증가는 중국과 중동 등 해외법인들이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삼성전자와 삼성전기(대표 최치준)은 매출이 각각 17% 증가했고, 삼성물산(대표 정연주)이 13%, 삼성토탈(대표 손석원)이 11%, 삼성중공업(대표 박대영)이 10%의 증가율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삼성SDI(대표 박상진)는 1분기 매출이 12% 줄어 최대 감소율을 기록했다. 계절적 비수기 도래와 함께 PDP사업의 실적부진과 자동차전치 사업부분의 손실이 매출에 연결반영 됐기 때문이다.
이 밖에 삼성정밀화학(대표 성인희)이 7%, 중동에서 큰 손실을 입은 삼성엔지니어링(대표 박기석)이 5%, 호텔신라(대표 이부진)가 4%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증가폭이 가장 높았던 곳은 단연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8조7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전년도 동기 5조6천억 원에 비해 54%나 증가했다. 제일기획이 52%, 삼성중공업이 34%, 삼성토탈이 32%, 삼성SDS가 30% 늘었다.
이에 반해 호텔신라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76%나 쪼그라들었고, 에스원(대표 윤진혁)이 29%, 삼성물산이 28%, 삼성테크윈(대표 김철교)이 15% 감소했다.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SDI, 삼성정밀화학은 올해 1분기 적자전환하며 심각한 부진에 빠졌다.
한편 영업이익률이 가장 좋은 회사 역시 삼성전자로 올해 1분기 16.6%를 기록했다. 이어 삼성중공업이 11.3%, 에스원이 10.7%로 ‘톱3’를 형성했다. 반대로 14개 계열사 중 삼성엔지니어링(-8.7%)과 삼성정밀화학(-3.8%), 삼성SDI(-2.8%) 등 3개사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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