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경주 기자] CJ그룹(회장 이재현)이 최긋 잇따라 내놓은 일자리창출 방안이 총수 선처를 위한 즉석 이벤트라는 일각의 시선과 달리 이미 지난해 말 구체적인 청사진까지 수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CJ그룹이 대기업 그룹 최초로 정부정책에 화답해 일자리를 만들어 동종업계에 귀감이 되고 있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22일 고용노동부 관계자에 따르면, CJ그룹은 지난 3월부터 진행한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전환' 관련 실무 준비안을 바탕으로 고용노동부 정책 담당자들의 자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자금 조성 혐의로 CJ그룹에 대한 검찰수사가 착수되기 두 달 전으로 최근 사회적으로 부정적 시각이 조성된 것을 해소하려는 면피용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CJ그룹 관계자는 "당시 세부 계획에 대한 인사 실무차원의 준비가 더 필요해 발표 일정을 연기하던 중, 갑작스런 그룹 압수수색 후 검찰수사 이슈가 발생하면서 CJ그룹은 발표 일정을 잠정적으로 연기할 수 밖에 없었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CJ그룹은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전환'을 위한 제도 준비에 착수했다. "대한민국 청년들의 성장과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 제도를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는 이재현 회장의 지시로 이미 작년 12월 각 계열사 인사팀 담당자들을 통해 TF를 만들고 구체적인 방안을 다듬어 왔다.
수사에 따른 경영차질이 장기화되는 분위기 속에 CJ그룹은 검찰수사 이슈로 1만5천여 아르바이트 인력들에게 좋은 기회를 줄 수 있는 취지의 제도 발표를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된다는 내부 의사 결정으로 전격 발표를 결정했다.
여성 리턴십 제도 역시 창립 60주년을 맞아 그룹의 주요 고객인 여성층의 사회 재취업을 위한 프로그램을 연초부터 검토하며 진행됐던 건으로 실제로 6개월 이상의 실무검토가 이뤄졌던 건이다.
CJ그룹이 일자리 창출 및 고용의 질 개선 노력을 이미 오래전부터 해왔기에 더 억울할 수 있는 상황이다.
CJ그룹은 지난 2011년 12월 대기업 가운데 최초로 계약직 600명 정규직 전환을 발표해 화제를 낳았다.
그룹 내 계약직 근무자들의 계약기간 만료가 돌아오는 시점에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 계속 고용하겠다는 내용으로 이후 신세계, 한화, SK 등이 잇달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계획을 발표하는 변화가 일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이재현 회장의 의지를 담아 2030세대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CJ 2030 드림프로젝트' 캠페인을 통해 창업 아이디어 공모전 'CJ 온리원 아이디어 페어', 희망 강연 'CJ 꿈지기사절단' 등을 운영하며 젊은세대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대국민 창업아이디어 오디션 방식으로 진행된 'CJ 온리원 아이디어 페어'는 총 2천600여개 팀이 응모해 사회적 관심을 받았으며, 결선에서 수상한 10명의 최종 입선자들이 상금과 함께 CJ그룹에 정식 대졸공채 신입사원으로 입사하는 파격적인 혜택을 받아 주목받았다.
또한 2012년초 이재현 회장은 경영 워크숍에서 “기업은 젊은이들의 꿈과 희망을 저버리지 않는 꿈지기가 되어야 한다. 특히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을 기업이 외면해선 안된다”며 일자리 창출 노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실제 CJ그룹은 지난 수년 사이 대졸공채 규모를 파격적으로 늘려 주목받았다. 2010년 600명이던 대졸공채 규모는 2011년 1천200명, 2012년 1천500명으로 늘어났다. 고졸, 경력직까지 포함할 경우 CJ가 채용하는 인원은 6쳔~7천명 사이로 이는 재계 5~6위 정도의 고용규모다.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신규채용을 세워놓고 상반기 대졸공채 500명을 선발했다.
올해 들어서는 특히 여성고용률 문제에도 눈을 돌렸다. 2012년 현재 우리나라 여성고용률은 48.4%. 2001년 47.7%였던 점을 감안하면 십수년째 제자리다.
이 같은 정체의 가장 큰 원인은 출산 및 육아에 의한 경력단절 이후 재취업이 거의 이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 CJ그룹은 이에 착안해 경력이 2년 이상 끊긴 여성인력을 대상으로 ‘리턴십(직장복귀) 프로그램’을 도입, 시간제(4시간)나 전일제(8시간)로 근무할 1기 인턴 150명을 모집 중이다.
CJ그룹은 ‘리턴십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일(직장)과 가정을 병행할 수 있는 다양한 여성형 직무개발 및 창취업 컨설팅 개방에 나서,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경력단절 여성들이 다시 신바람나게 일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기여하겠다는 입장이다.
CJ그룹의 고용창출 능력은 30대 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고용계수로도 입증된 바 있다. 매출액 10억 증가대비 일자리 증가수를 나타내는 고용계수(2002~2011년 기준)에서 CJ그룹은 3.6으로 30대 그룹 중에 가장 높았다. 2위인 신세계는 2.9, 3위인 LG는 1.6으로 1위와 큰 차이를 보였다. 같은 조사에서 삼성 1.0, 두산 0,7, SK는 0.4 로 나타났다.
재계 관계자는 "CJ그룹의 일자리 창출방안이 검찰조사와 교묘히 맞물려 진정성 논란이 일고 있지만 인과관계를 중심으로 객관적으로 판단해 공과는 분명히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