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과 녹십자의 경우 설비투자를 보여주는 유무형자산 취득액이 300% 이상 증가한 반면, 한미약품은 20%대의 감소율을 보였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에 포함된 3개 제약사의 올 1분기 유무형자산 취득액은 4백32억7천90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65억500만 원보다 162.22%나 늘었다.
3개사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 보유액(이하 현금성 자산)은 4천99억 원으로 작년 말 대비 11.23% 증가했다.
국내 500대 기업 중 1분기보고서를 공시한 302개 업체의 유무형자산 취득액이 7.5% 감소하고, 현금성 자산은 10.9% 증가한 것과 대조된다.
이처럼 제약업종 500대 기업의 투자가 크게 늘어난 것은 대부분 R&D 연구소나 제약 공장 등을 건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장 많이 투자를 늘린 곳은 유한양행(대표 김윤섭)으로 조사됐다. 유한양행의 유무형자산 취득액은 16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73%나 증가했다.
유한양행의 현금성 자산이 2천769억 원로 작년 4분기 대비 9.9% 늘어난 것에 비하면 현금사정과 별개로 투자를 크게 늘린 셈이다.
이에 대해 유한양행 관계자는 "건설 중인 건물이나 기계장치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녹십자(대표 조순태)도 유무형자산 취득액이 314%나 증가했다.
녹십자의 올해 1분기 유무형자산 취득액은 203억 원으로 집계됐다. 현금성 자산보유액 역시 334억 원으로 작년 말 대비 14% 가량 늘었다.
이는 연구소 건설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녹십자 관계자는 “시일 내에 완공될 예정인 R&D연구소가 현재 건설 중에 있으며 이 때문에 유무형자산 취득액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한미약품(대표 이관순)은 현금성 자산보유액은 늘어난데 반해 유무형자산 취득액은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한미약품의 올해 1분기 유무형자산 취득액은 61억5천9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5% 줄었다.
현금성 자산보유액이 996억 원으로 14.17%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 관계자는 “투자가 줄었다고 볼 수는 없다”며 “R&D 비율은 늘 14%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GMP(우수의약품의 제조·관리의 기준)시설에 대해 해외에서 실사를 나오거나 재투자를 하는 경우에 따라 투자가 상시적으로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제약업계 매출 1위였던 동아제약은 올해 1월 회사를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대표 강정석)와 전문의약품 회사인 동아에스티(대표 박찬일)로 분리했다.
이로 인해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의 현금성 자산 보유액은 반토막이 났다.
그러나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유무형 자산 취득액은 378억 원으로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195% 증가했다.
이에 대해 동아쏘시오홀딩스 관계자는 “지난해 회사 분리로 동아쏘시오홀딩스에 집계되는 자산이 줄어들었다”며 “이는 전체 그룹의 자산이 줄어든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유무형 자산 취득액이 늘어난 것은 송도에 바이오시밀러 공장을 건설 중인데 이 때문에 336억 원 정도가 소요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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