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경주 기자]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1분기 실적을 공개한 유통 관련 18개 업체는 불경기 속에 투자를 크게 줄이면서 현금 쌓기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와 영업시간 제한, 골목상권규제 3대 악재를 만난 유통업계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곳간만 가득차고 있는 모양새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통업종 18개사가 올 1분기에 이 취득한 유무형자산은 총 8천178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1%나 감소한 수치다. 500대 기업 평균치인 13.4%보다 7.7%포인트나 높을 정도로 유통업체들이 투자에 몸을 사리고 있다.
이에 비해 현금 및 현금성자산 보유액은 5조2천990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6.4%나 늘었다. 500대 기업 평균치인 10.9%보다는 5.5%포인트 높다.
특히 대형마트 영업규제와 골목상권 규제로 타격을 받은 식자재유통 업체와 대형마트, 편의점 11개사는 유무형자산 취득액이 일제히 감소했다.
유무형자산 취득을 가장 줄인 기업은 식자재유통 회사인 현대그린푸드(대표 정지선)였다.
현대그린푸드는 지난해 1분기엔 142억 원 규모의 유무형자산을 취득했지만 올해 같은 기간엔 29억 원으로 취득액을 79.5%나 줄였다.
현대그린푸드는 대형마트 휴무와 외식경기침체로 올해 1분기 급식과 식자재유통 실적이 악화돼 올해 1분기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20.4%나 줄어드는 부진을 겪었다.
이에 대해 현대그린푸드관계자는 “하반기에도 투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 1분기만 놓고 보는 무리가 있다”며 “1년 전체로 보면 지난해 비슷한 수준으로 투자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경쟁사인 신세계푸드(대표 김성환)와 CJ프레시웨이(대표 박승환)도 투자를 각각 55.3%, 10.5% 줄였다.
투자 감소율이 두번째로 높은 업체는 대형마트인 메가마트(대표 강성균)로 64%를 줄였다. 출점 계획이 있던 김해점을 포기하면서 투자가 줄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편의점모범거래기준으로 출점이 제한된 세븐일레븐(대표 소진세)도 유무형자산 취득액이 63.1%나 감소했다.
백화점 '빅3'인 신세계(대표 장재영)가 44.9%, 롯데쇼핑(대표 신헌)이 38.6%, 현대백화점(대표 정지선)이 15.1%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부문의 1위 사업자인 이마트(대표 허인철)와 GS리테일(대표 허승조)도 투자를 14.5%, 13.8% 줄였다.
롯데하이마트(대표 한병희)는 유무형자산 취득액이 2.5% 감소했다.
이에 비해 GS홈쇼핑(대표 허태수)은 불황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유무형자산 취득을 361.6%나 늘려 대조를 이뤘다.
GS홈쇼핑관계자는 “경영효율화를 위해 전사적자원관리 통합시스템을 도입하고, 신사옥을 짖고 있어 투자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호텔리모델링을 하고 있는 호텔신라(대표 이부진)가 168.8% 늘었고, CJ오쇼핑(대표 이해선)이 97.4%, 호텔롯데(대표 송용덕)가 59.9%, 이랜드리테일(대표 윤여영)이 31.2% 증가했다.
현금성 자산은 18개사 중 13개사가 증가했다.
현금성자산이 가장 크게 증가한 곳은 아이마켓코리아로 현금성자산(1천430억 원)이 지난해 말에 비해 986.0%나 증가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협력사 결제대금처리가 4월로 넘어간 것에 따른 것으로 현재는 이에 훨씬 못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세계푸드(248.4%), 이랜드리테일(103.3%), CJ프레시웨이(45.2%), 호텔신라(38.3%), 이마트(23.2%), CJ오쇼핑(23.2%), 롯데쇼핑(22.8%), GS리테일(20.3%), 코리아세븐(13.8%)이 현금성 자산을 크게 늘렸다.
현대홈쇼핑(3.3%)과 현대백화점(2.2%), 현대그린푸드(1%)는 지난해 말과 비슷했다.
메가마트는 현금성 자산이 78.4% 줄었으며, 호텔롯데(29.1%), 롯데하이마트(27.2%), GS홈쇼핑(11.4%), 신세계(3.4%)순으로 감소율이 높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