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문수 기자] 미래에셋증권(대표 조웅기, 변재상)이 증시침체에도 불구하고 배당성향을 크게 높여 의구심을 사고 있다. 경영환경 악화로 국내 기업들이 유동성 확보에 치중하고 있는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이 주주들 주머니 채우기에 급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이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자료 등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보통주 1주당 1천 원씩 결산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2011년 주당 750원의 배당을 결정한 것보다 33.3% 늘어난 것이며 지난해 배당금액 500원보다는 100% 증가한 수치다.

대형사인 대우증권(대표 김기범)이 보통주 1주당 12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한 것과 대조된다. 대우증권은 자기자본규모가 3조 원이 넘는데도 주당 배당금을 40원, 비율로는 33.3%나 줄이며 현금유보에 나섰다.

삼성증권(대표 김석) 역시 지난해 보통주 1주당 700원이었던 배당금을 올해 650원으로 낮췄다. 자본총계 3조800억 원 수준인 현대증권(대표 윤경은)도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을 지난해 200원에서 올해 150원으로 줄였다. 이는 증시침체로 인해 대형증권사들도 배당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

자본규모가 비교적 적은 증권사들도 현금배당 규모가 크지 않다. 자본총계 1조3천억 원 수준인 동양증권(대표 정진석)은 보통주 1주당 50원의 결산배당을 결정했으며, 자본총계 1조6천억 원 수준인 대신증권(대표 나재철) 또한 보통주 1주당 500원의 배당을 결의했다. 이에 따라 자본규모 2조1천억 원 수준인 미래에셋증권이 주당 1천 원이나 배당하기로 한 것은 다른 증권사들과 비교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다.

당기순이익에 대한 현금배당액의 비율로 표시되는 배당성향도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지난해 18.55%에서 올해 29.81%로 11.26%포인트나 높아졌다. 대형사인 삼성증권의 배당성향 27.74%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

이 같은 배당 결정으로 미래에셋증권의 대주주들은 작년보다 2배 오른 수준의 배당금을 받게됐다. 미래에셋증권의 최대주주인 미래에셋캐피탈은 1천549만3천9주(36.98%)를 소유하고 있는 가운데 배당금 총액이 지난해 77억 원에서 올해 154억 원으로 100% 급증했다. 미래에셋캐피탈의 최대주주는 박현주 미래에셋 그룹회장이다. 지분 48.7%를 보유하고 있다.

보통주 17만5천113주(0.42%)를 보유한 최현만 미래에셋생명 부회장의 경우 1억7천511만3천원을 배당금으로 지급받게 됐다. 이는 지난해 13만275주(0.31%)의 주식수 보유로 6천5137천500원의 배당금을 가져간 것보다 168.8%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최대주주가 배당 받은 금액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이와 관련해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자산관리영업, 트레이딩, 투자금융 등 전부문에서 안정적인 이익을 실현해 전년보다 영업이익이 31.6% 증가했으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금 1천원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배당에 관한 사항에서 미래에셋증권의 2012회계년도 당기순이익은 1천384억 원으로 전년도보다 24.5% 증가했다.

금액면에서도 한국투자증권(1천590억 원)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현금배당액 증가율은 100%로 순이익 증가율의 4배에 달한다. 증권가에서는 전반적인 거래대금 정체 지속과 자기유보금 확보에 대한 부담을 감안하면 미래에셋증권이 배당규모를 지나치게 늘린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유가증권시장의 거래대금은 2011년 1천650조에서 2012년 1천75조로 낮아졌다. 미래에셋증권도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2011회계년도에 70억 원 수준에서 2012회계년도에 28억 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자기자본 소요 등을 고려해 배당을 줄이거나 전년 수준으로 유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부진한 영업환경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