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감독원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10대 상장 게임사의 시가총액이 지난 28일 7조1천954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7월과 비교해 16.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애니팡의 대히트 이후 모바일 게임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해 게임사들의 매출이 급성장한 것과는 사뭇 다른 결과다.
10개 게임사 가운데 7개사의 시가총액이 감소한 반면, 증가한 곳은 단 3곳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매출 규모가 업계 3위와 4위이지만 게임사업부가 분리되지 않은 NHN한게임(대표 이은상)과 CJ E&M넷마블(대표 조영기)이 제외됐다.
10개 게임사는 지난 1분기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4%, 영업이익은 35.2%나 증가하는 호성적을 냈다.
올 1분기에 매출이 감소한 게임사는 네오위즈게임즈와 조이시티(대표 송인수) 2곳 뿐이었다. 이에 비해 영업이익은 10개사 중 6곳이 줄어들어 업체별로 편차를 보였다.
전체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한 것은 업계 1위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가 300%가 넘는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합계가 커진 탓이다. 외형성장에 비해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못한 것이 주가하락으로 이어졌다고 풀이할 수 있다.
하지만 올 1분기에 매출은 31%, 영업이익은 347.6%나 증가하며 10개 게임사 전체 영업이익의 42.1%를 차지한 엔씨소프트마저 시총이 27.8%나 감소했다. 이는 7월부터 시작되는 PC방 전면 금연제 등 온라인 게임 악재에 영향을 받은 탓이 크다. 야구단 운영이 주식시장에서는 호평을 받지 못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엔씨소프트 외에 네오위즈게임즈(대표 이기원)와 게임하이(대표 김정준) , 웹젠(대표 김태형)등 온라인을 주력으로 하는 게임사들은 영업이익 감소가 주가하락으로 이어졌다.
지난해부터 눈부신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모바일 게임사의 경우 6개 업체 중 절반은 주가가 오르고, 나머지 절반은 떨어졌다.
기존 모바일 시장의 터주대감인 게임빌(대표 송병준)과 컴투스(대표 박지영)는 모바일 붐에도 불구하고 시총이 하락했다.
컴투스는 지난해 7월 대비 20.8% 하락한 3천479억 원의 시총을 기록, 업계 라이벌 게임빌과의 차이가 더 벌어졌다. 매출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와중에도 신규 라인업의 매출이 부진해 성장동력을 잃은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컴투스 관계자는 “1,2분기 출시 예정작들의 출시가 미뤄지면서 상위권에 이름을 많이 올리지 못했었다”면서 “3분기에는 출시가 연기됐던 기대작들이 공개되면서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빌은 6월 유상증자 발표 후 주가가 급하락했다. 발표 전 11만 원을 호가하던 게임빌 주식은 2주 만에 6만 원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반면 호실적을 그대로 주가에까지 반영한 기업들도 있었다.
조이맥스(대표 김창근)는 6월28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3천27억 원을 기록하며 2012년 7월 말보다 140.2%나 증가했다. 2013년 최고의 히트작 중 하나인 윈드러너를 개발해 국내에서 1천만 다운로드를 넘기며 ‘국민 게임’으로 등극했고 일본에서도 400만 다운로드를 돌파, 흥행가도를 이어가고 있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특히 윈드러너는 출시 5개월이 지난 현재에도 카카오톡 게임하기와 구글플레이 매출순위에서 1~3위를 오가는 등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실적 역시 매출 87%, 영업이익이 350% 증가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갔다.
조이맥스와 함께 100% 이상의 시총 성장률을 기록한 액토즈소프트(대표 전동해) 역시 단 하나의 킬러 타이틀로 평가를 높였다.
지난해까지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대표 김남철)의 미르의전설 시리즈의 중국 판권에 사운을 맡길 수밖에 없었던 액토즈소프트는 올해 ‘밀리언아서’를 카카오톡 게임하기의 도움 없이도 대박작품으로 만들어냈다. 이에 지난해 2천억 원대에 불과했던 액토즈소프트의 시가총액은 5천925억 원까지 치솟았다.
올해 모바일 게임시장의 승자로 불리는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시총에서는 의외로 재미를 보지 못했다. 매출이 증가한 것에 반해 영업이익은 뒷걸음질쳤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에 이어 상장 게임사 시총 2위인 위메이드는 지난해 여름에 비해 1.3% 증가한 9천105억 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