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문수 기자] 카드업계에서 항공 사망 보험 서비스를 비롯한 각종 사망보험 관련 제휴 서비스가 잇달아 축소되고 있다.
작년 10월 금융감독원이 사망을 담보로 하는 보험에 대해 피보험자로부터 개별 서면 동의를 받도록 한 데 대해 보험업계와 카드업계가 이견을 보이면서 카드 가입자만 혜택이 줄어든 셈이다.
보험사는 개인정보 보호에 따라 보험사가 고객 동의를 받아낼 수 없다는 입장이고 카드사들은 기존 1천만 명에 달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매년 자필 서명을 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2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카드사들의 사망 보험 관련 제휴 서비스 축소가 본격화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카드 단체보험을 상법상 단체보험으로 분류했던 것이 무리가 있다고 판단해 피보험자로부터 서면 동의를 받도록 지시했다. 이에 대해 카드사들은 수천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서명을 받기 어렵다는 이유로 서비스 자체를 변경하고 있다.
카드 단체보험은 보험사와 제휴를 통해 항공 등 특정서비스 이용도중 사망했을 경우 보상금을 제공하는 무료 서비스로 카드사가 보험상품에 가입하고 그 혜택을 고객이 누리는 방식이다.
삼성카드(대표 최치훈)는 삼성화재와 흥국화재와 제휴해 여행 도중 사망시 최고 5억 원을 보장해주는 항공사망 보험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오는 9월부터 이를 중단할 예정이다. 삼성카드는 고객 사인을 일일이 받기 어려워 곤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항공사망 보험 서비스 대신 후유장해 및 물품 교환 보험 서비스 등 고객 편의를 위한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롯데카드(대표 박상훈)도 오는 9월부터 카드상품별로 제공해오던 사망보험을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카드(대표 이재우)는 트래비즈(Trabiz) 카드에서 보험사와의 제휴를 통해 회원에게 최고 5억원 보상 등을 제공하는 항공사망보험 서비스를 다음달말로 종료한다. 대신 후유장애시 최고 5억원을 보상하는 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하나SK카드(대표 정해붕)는 지난해 12월에 사망 관련 보험 제휴 서비스를 전면 중단했다.
KB국민카드(대표 심재오)는 KB국민 골든라이프카드가 기존 AIG손해보험과 제휴를 통해 대중교통 사망보험금 5천만원 지급 서비스를 제공했으나 지난 14일부터 동부화재와의 제휴를 통해 대중교통 후유장애 시 5천만 원을 지급하는 서비스로 변경했다. 이에 앞서 지난 10일에는 해피오토 KB국민카드 무료 교통상해보험서비스 관련 교통사고 사망 및 후유장해 보장을 교통사고 후유장해 보장으로 변경했다.
이에 비해 외환은행(행장 윤용로) 카드사업부문인 외환카드는 사망 보험 제휴 서비스 유지를 원하는 고객에 한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외환은행 홈페이지 및 현대해상 홈페이지에서 고객들이 사전 자필동의를 신청해오면 기존처럼 유지한다는 것이다. 현대카드(대표 정태영)도 개인 동의를 바탕으로 제휴 서비스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보험업계에서는 사망보험의 경우 자필서명 없이는 계약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주장이지만 카드업계에서는 뒤늦게 보험업계가 자필서명을 요구하는 것은 고객 불편만 초래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로 인해 고객 서비스만 축소되고 있는 셈이다.
금융감독당국은 애초에 카드 단체보험을 단체보험으로 판단했다가 개인 회원에게 보상이 이뤄지기 때문에 단체보험으로 볼 수 없다고 입장을 바꿔 논란을 부추겼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상법 731조에 따라 사망을 보험사고로하는 보험 계약은 계약 체결시 서명을 받지 않으면 무효가 된다"며 "카드 단체보험은 개개인의 서명을 받지 않는 단체보험으로 판단했으나 사망보험이라는 점에서 작년 하반기에 고객 동의를 받아야한다는 결론이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또 "보험업계나 카드업계가 제대로 인지 못하고 팔았던 것 같다"며 "명확히 해석이되니까 원칙대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고 프로세스가 복잡해지니까 계약자 혜택 축소로 비춰지는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