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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재도색 차량 인도하며 "이건 관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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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재도색 차량 인도하며 "이건 관행이야"
[포토]운송 도중 생긴 하자 감추는 재도색이 공정의 일부?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3.08.02 0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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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업계의 관행처럼 굳어져 가고 있는 '출고 전 재도색'을 두고 여전히 논란이 뜨겁다.

업체 측은 "공정과정의 일부이기 때문에 사전 안내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소비자와 차량 전문가들은 "일정 시간 후 변색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문제로 반드시 판매 전 안내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2일 충남 홍성군 금마면에 사는 이 모(남)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2월 지인의 소개로 폭스바겐 CC 2.0TDI 4MOTION 모델을 정상가보다 7~8% 저렴한 4천600만원에 구입했다.

구입 당시 차량 인도 전 차량 등록 여부, 옵션사항이었던 썬팅제품이 애초 계약 모델과 다른 점 등으로 딜러와 의견 충돌이 있었지만 무사히 넘기고 계약 후 2주 뒤에 차량을 받았다.

하지만 더 큰 문제가 남아있었다. 차량을 인도 받은 당일 운전을 하려고 탑승한 이 씨는 차량 앞 보닛 부분의 도색 불량을 발견했다. 이상하다 싶어 차량 곳곳을 살폈고 뒷쪽 범퍼의 하단 코팅도 벗겨지는 등 도색 불량이 의심되는 곳이 한 두 군데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AS센터 측으로 문의해 받은 답변은 이 씨가 전혀 예상치 못한 내용이었다. 국내 입고 후 인도 직전 검사를 하는 PDI(Pre Delivery Inspection)센터에서 최종 점검 시 하자가 발견돼 추가 도색을 실시했다는 것.



▲ 신차를 받았음에도 보닛을 비롯해 여러군데 도장 불량이 나타났다.


고객에게 더 깔끔한 차량을 전달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지만 이 씨를 납득시킬 순 없었다. 더욱이 구입 당시 재도색에 관한 어떤 안내도  듣지 못했던 이 씨는 배신감밖에 들지 않았다고.

이 씨는 "백번 양보해 만약 제조사의 논리대로 PDI센터에서의 재도색이 관행이고 서비스차원에서 이뤄지는 거라면 운전자가 알 수 없도록 완벽하게 제대로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기막혀했다.

이어 "딜러의 무책임한 태도가 처음부터 걸리더니 결국 도색 불량 차량을 아무런 양해도 없이 판매하는 수입차 업체의  안일한 태도에 매우 실망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폭스바겐 코리아 측은 "해당 건에 대해서는 현재 사실 여부를 확인 중에 있다"고 답했다.

업체 관계자는 "PDI센터는 면세구역으로 분류돼 이곳에서의 작업까지 출고 전 작업이라 공정과정에 속한다"면서 "공정과정에서의 재도색이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알릴 의무가 없고 이 또한 모든 수입차 브랜드에서 실시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자동차 전문가들의 해석은 달랐다. 제작 과정에서 이뤄지는 도색 과정과 완성차 단계에서의 재도색은 기술적으로 같을 수 없고 많은 경우 사고차량으로 오인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자동차 전문가 박병일 명장은 "도장 작업은 온도를 높게 가해서 하는 것이 특징인데 재도장은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높은 온도에서 할 수 없어 시간이 지나면 변색이 되는 등 문제가 발생한다"고 설명한 후 "먼저 소비자에게 차량 구입 시 '재도색 차량'인지 별도 고지를 하는 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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