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롯데, 신동빈 지주회사로 전환 조짐..아버지 뜻? 신동주와 힘겨루기?
상태바
롯데, 신동빈 지주회사로 전환 조짐..아버지 뜻? 신동주와 힘겨루기?
  • 이경주 기자 yesmankj@csnews.co.kr
  • 승인 2013.08.09 09: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경주 기자]9월 정기국회에서 신규 순환출자금지를 비롯한 기업 지배구조 관련 법안이 본격 논의될 예정인 가운데,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58)이 순환출자의 핵심 고리역할을 하는 주요 계열사 지분을 늘리고 있어 그 배경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를 두고 장기적으로 순환출자를 해소하고 기업지배구조를 바꿔야 하는 상황을 염두에 둔 지배력 강화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신 회장이 그룹 총수임에도 불구하고 지분구도에서는 친형인 신동주(59)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에게 밀리고 있는 상황이라 이 같은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최근 주식 변동은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이 올해 91세 고령인 만큼 두 아들간 지분 교통정리에 착수했다는 분석과 맞물려 재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9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롯데그룹 계열사의 순환출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계열사들이 지분 관계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순환고리가 51개나 되며 이 가운데 43개 고리가 롯데쇼핑을 거쳐가는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쇼핑이 그룹의 핵심 계열사이자 순환출자의 중심이 되고 있는 셈이다. 롯데그룹이 향후 순환출자를 끊고 지주회사 등으로 개편할 경우 롯데쇼핑이 중심이 될 가능성이 높다.


롯데쇼핑은 신동빈 회장이 14.59%의 지분을 갖고 있고 신동주 부회장 지분율은 14.58%다.


신 회장 지분이 형보다 0.01% 많지만, 이는 큰 의미가 없다. 신 부회장이 호텔롯데가 보유한 롯데쇼핑 9.58%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텔롯데는 일본롯데홀딩스가 19.2%의 지분을 갖고 있는데 신동주 부회장이 바로 일본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다.


결과적으로 신동주 부회장이 롯데쇼핑 지분을 25% 가까이 장악하고 있는 셈이어서 향후 순환출자가 깨질 경우 그룹 장악력에서 신동빈 회장이 열세에 놓일 수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신동빈 회장은 최근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다른 주력 계열사인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 등의 주식을 잇달아 매입하며 지분율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신 회장은 지난 6월 26일 롯데제과 주식 6천500주와 롯데칠성음료 주식 7천580주를 각각 100억원, 99억 원에 매입했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의 롯데제과 보통주 지분율은 4.9%에서 5.3%로 높아졌으며, 롯데칠성음료 보통주 지분율도 5.1%에서 5.7%로 높아졌다.


이에 앞서 지난 1월과 5월에는 롯데케미칼 주식을 202억 원어치나 사들였다. 롯데케미칼 주식이 하나도 없었던 신동빈 회장의 지분율은 현재 0.3%다.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제과는 유통과 더불어 롯데그룹의 양대축인 식품사업을 대표하는 계열사이자, 순환출자고리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그룹내 51개 순환출자 고리 중 24개에 들어 있고, 롯데제과도 12개 고리에 참여하고 있다.
 
또 롯데케미칼은 그룹내에서 롯데쇼핑 다음으로 덩치가 큰 계열사다.
 
주목할 점은 신동빈 회장이 2003년 롯데제과 주식을 처음 매입한 이래 지난 9년 간 단 한 번도 개인돈으로 계열사 주식을 매입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대신 계열사 간의 상호출자고리를 통해 2007년 말 46개였던 계열사 수를 지난해 말 79개사로 늘렸다.
 
신동빈 회장은 최근 지분매입을 통해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제과에 대한 지분율에서 신동주 부회장과의 격차를 늘렸다. 신동주 부회장은 롯데칠성음료 지분 2.83%와 롯데제과 지분 3.48%를 갖고 있다. 신동빈 회장과의 차이는 2%포인트 안팎이다.
 
롯데그룹은 순환출자로 워낙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부회장 가운데 누가 지분상 우위에 있는지 쉽게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드러난 사실만으로 볼 때는 신동빈 회장이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에서 앞서고, 신동주 부회장은 롯데쇼핑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신동빈 회장이 순환출자 해소를 염두에 두고 경영권을 확고히 하기 위해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 등의 지분을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지주회사 전환을 염두에 두고 신동빈 회장이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를 축으로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신동주 부회장이 다수 지분을 갖고 있는 롯데쇼핑 대신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를 집구조의 축으로 삼으려 한다는 해석이다.
 
이와 관련해 채이배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은 “롯데그룹은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신 회장의 최근 주식 취득이 외부로부터의 경영권 방어 차원은 아니다”라며 “지주회사 체제로 가기 위한 수순을 밟으면서 신 회장이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