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의 소비전력량을 표시해주는 '에너지 소비효율등급'처럼 자동차 타이어에도 에너지 효율등급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소비자들이 많지 않다.
유럽연합(EU)에 이어 지난 해 12월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타이어 소비효율등급제'가 의무화됐다.
'타이어 에너지 소비효율등급'은 타이어의 회전저항과 젖은 노면에서의 제동력을 측정해 1~5등급으로 등급을 나눈다. 소비자들은 이 등급을 보고 타이어의 에너지 소모량을 감안해 구매여부를 선택할 수있다. 기존에는 소비자들이 제품의 성능을 판별할 수 있는 수치화된 근거가 없어 '고가의 제품=좋은 타이어'라는 주먹구구식 판단에 의존해야 했다.
10일 소비자문제 연구소 컨슈머리서치(대표 최현숙)가 자동차 부품연구원의 테스트를 거친 타이어 각 항목별 성능 수치를 조사한 결과 금호타이어의 'ecowing S/KH50'과 한국타이어의 'Enfren eco/H433'이 회전저항 등급 1등급과 젖은노면등급 2등급으로 나란히 '최고 친환경 타이어' 타이틀을 차지했다.
현재까지 두가지 항목에서 모두 1등급을 받은 제품은 없다.
회전저항등급에서 1등급을 달성한 제품은 15개 제품이지만 젖은노면등급에서 1등급 제품은 아직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이는 회전저항계수가 감소할수록 젖은노면등급 계수가 상승할 수 밖에 없는 기술적 한계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각 제조사들은 연비와 직접적 연관이 있는 회전저항등급 낮추기에 집중하고 있다.
회전저항등급은 '타이어가 구르는데 얼마나 힘이 드는가'를 수치로 나타낸 것으로 회전저항이 줄어들수록 에너지 손실이 줄기 문에 등급이 낮을 수록 같은 기름으로 더 오래 달릴 수 있다.
에너지 관리공단에 따르면 타이어의 회전 저항이 10%씩 줄어들 때마다 1.74%의 연비 절감 효과가 있다. 한 타이어 제조업체는 자체 조사를 통해 일반 타이어에 비해 '친환경 타이어'가 리터(L)당 1.6km의 연비 절감 효과가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연비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 제조사별로 경쟁적으로 등급 달성을 위해 매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연간 2만km 주행시 2천CC급 승용차의 연간 주유비를 따지면 회전저항등급 1등급 타이어 장착 차량이 5등급 타이어를 장착 때보다 약 35만원 정도 절약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