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미경 기자]국내 30대 제약사 중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가장 크게 감소한 업체는 한독(대표 김영진)이고, 제일약품(대표 성석제), 동아쏘시오홀딩스(대표 강정석), 안국약품(대표 어진)도 30% 이상의 영업이익 감소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반기 보고서를 제출하고 전년도 실적 비교가 가능한 국내 30대 제약사를 조사한 결과, 상반기 영업이익이 줄어든 곳은 단 10개사(33.3%)였다. 30대 제약사의 전체 영업이익 증가율이 35.8%로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의 신장세를 보였음에도, 이들 10개사는 영업이익이 일제히 뒷걸음질을 쳤다.
특히 한독은 지난해 상반기 80억 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올 상반기에는 영업이익이 73%나 감소해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한독 김영진 회장은 지난해 9월 한독약품(현 한독)의 지분 50%를 갖고 있던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아벤티스와의 합작 관계를 정리하며 홀로서기에 나섰다. 이 때문에 김 회장은 올해를 한독의 새 출발 원년으로 삼고 2~3년 동안 신사업을 통해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김 회장은 올해 초 “성장호르몬 등 신사업 성과가 가시화되면 시장의 관심도 달라질 것”이라며 “과감한 변화를 통해 한독의 새로운 성장비전을 제시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그러나 상반기 영업이익이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하는 바람에 체면을 구겼다. 한독 관계자는 “특별히 문제가 있다기보다 약가인하 건 때문에 영업이익이 떨어졌다”며 “앞으로 의약품 뿐만 아니라, 건강기능 식품 등 다각적인 헬스케어사업을 통한 토털헬스케어사로 나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일약품도 약가 인하의 벽을 넘지 못하고 영업이익이 70억에서 26억 원으로 3분의 2나 날아갔다. 성 사장은 약가인하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개량신약과 제네릭 의약품의 동반 성장을 꾀했지만 상반기에는 별 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제일약품 관계자는 “영업이익 하락은 약가인하의 여파로 아직까지는 열심히 정도영업하는 것 외에 다른 대응 방안은 없다”며 “다만 지금상황에서는 제네릭 개발과 현재 진행중인 당뇨병치료제 ‘네시나’ 등을 포함해 코프로모션을 강화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동아쏘시오홀딩스도 서울지방국세청의 정기세무조사를 통해 지난 5월 59억 원의 추징금을 부과받았고 이 때문에 저조한 성적을 냈다. 동아쏘시오홀딩스 관계자는 “회사가 분할 됐기 때문에 실적을 정확히 비교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올해 상반기에 세무조사 때문에 동아쏘시오홀딩스가 59억 원, 동아ST가 646억 원정도의 추징금을 내며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말했다. 강 사장은 지주사체제로 전환하면서 글로벌 제약사로의 도약뿐 만 아니라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극대화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그에 걸맞는 성과를 내지 못한 셈이다.
안국약품은 약가인하에 대한 대비책으로 자사 제조 판매 제품이 아니라 타사 제품과 상품 품목을 늘리며 제품 판매 촉진을 도모했지만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40% 가량 감소했다. 안국약품 관계자는 “약가인하에 따라 매출 감소가 자연스럽게 예상 됐는데 그러다 보니 여러방면에서 제품 판매 촉진을 위해서 자사 제조 판매가 아니라 웰빙 제품, 기타 다국적 회사와의 코프로모션 제품과 같은 다른 회사의 제품, 상품 품목들을 늘렸다”며 “꾸준히 R&D와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는 등 사업다각화는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초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완전자회사로 편입된 태평양제약도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24% 감소하는 부진을 보였다. 아모레퍼시픽을 배경삼아 기능성 화장품인 메티컬뷰티사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전략이 아직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한국유나이티드제약과 코오롱생명과학도 영업이익이 20% 가량 줄어들어 '워스트(Worst) 10'에 이름을 올렸고, 녹십자도 영업이익이 20%나 감소해 대형 제약사 CEO로서 자존심을 구겼지만 이는 투자 확대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밖에 셀트리온과 이연제약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각각 9.5%와 8.5%씩 줄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