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불안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식품업체들이 수입산 원료를 사용하면서 ‘국내 제조’, ‘토종’, '재래식' 문구를 강조해 소비자를 낚시질 하는 꼼수가 드러났다.
안전한 먹거리를 챙겨 먹으려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이용하는 마케팅이다. 업체들의 광고 문구에만 현혹되지 말고 제품 구매시 라벨 속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식품 등의 표시기준 제 7조에는 소비자가 오인·혼동할 수있는 표시 금지에 대한 항목이 있다. 따라서 해당 제품의 광고 표현이 표시방법에 따라 틀린 표현이 아니라 할지라도 소비자가 오인·혼동의 소지가 있다면 위반 여부를 따져볼 수 있다.
식품안전소비자신고센터에 제보하면 전문가들의 판단에 따라 업체에 시정 명령 및 품목제조 정지 처리가 가능하다.
◆ 국내에서 직접 만든 콩기름, 실제는 원재료 100% 수입콩
명절을 맞아 볶고 부치는 음식 조리에 필수인 식용유. 그중 콩기름 식용유는 카놀라유, 포도씨유 등 프리미엄유의 성장세 속에서도 꿋꿋한 스테디셀러다.
국내 대표 식품업체인 CJ 제일제당은 백설 콩기름 포장재에 ‘콩 100%로 국내에서 직접 만든 콩기름’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하지만 콩기름의 실제 원재료는 100% 수입산으로 사조해표 콩기름과 별반 다를 바 없다. 오뚜기 콩기름은 완제품을 수입하지만 사조해표는 CJ제일제당과 마찬가지로 수입산 콩을 들여와 국내 공장에서 직접 제조하고 있다. 동일한 생산 방식을 두고 유독 CJ제일제당에서만 '국내 제조'를 강조해 마치 국내산 원료를 쓴 것처럼 표기하고 있는 셈이다.

▲ 국내에서 직접 만들었다고 강조하는 광고 문구(좌)와 수입산 콩 100%인 원재료.
◆ 재래식 안심 된장, 내용물은 수입산 콩
우리나라 전통 식품의 대표주자인 된장도 수입산 원료로 만들어지지만 '재래식' '전통'등을 강조해 국산인 듯한 뉘앙스를 풍긴다.
된장의 주원료가 되는 대두는 CJ제일제당 해찬들, 대상 청정원등 대부분의 식품업체들이 수입산을 사용하고 있지만 포장 전면의 재래식, 전통등만 본다면 소비자들은 당연히 국산 재료를 사용한 제품이라고 인식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우리콩으로 만든 된장의 경우 제품 겉면에 ‘100% 우리콩’이라는 문구를 기재하고 있었다.
◆ 국내 생산 고구마칩, 고구마는 중국산
국내산 재료를 사용한 듯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표기는 과자류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롯데제과의 순수 고구마칩은 고구마 함유율이 83%로 웰빙 과자임을 표방하고 국내생산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상은 중국산 고구마를 사용하고 있다. ‘웰빙’과 ‘국내 생산’이라는 문구를 함께 매치해 마치 국내산 고구마로 만든 건강 스낵의 느낌을 풍기도록 유도했음을 유추할 수 있다.

▲ 국내생산이라고 강조한 과자의 원산지 역시 중국산이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윤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