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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기 실제 성능, 광고 내용 '반의반'에도 못미쳐... "사용환경 탓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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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기 실제 성능, 광고 내용 '반의반'에도 못미쳐... "사용환경 탓이야~"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3.09.24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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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전자 기기 구입 시 광고 내용에 서술된 기기 성능을 일반화해서 기대하면 낭패보기 쉽다. 막상 사용해보면 제품 설정 값에 따라 기능 차이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깨알같이 적혀있는 유의사항까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   

2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사는 유 모(남)씨는 지난 7월 말 사업장에서 사용할 '엡손 복합기'(모델명: L555) 1대를 34만 3천원에 구입했다. 평소 인쇄물이 많아 고품질의 제품을 구입했다는 유 씨.

설치 후 3일째 되던 날부터 인쇄물에 세로 줄이 그어져 나와 유 씨는 바로 AS신청을 했다. 며칠 뒤 방문한 AS기사는 복합기 품질 설정이 낮아 설정 값을 높이면 증상도 사라질 것이라 안내했다.

그러나 설정값을 높여도 인쇄 품질엔 변화가 없고 오히려 인쇄 속도만 분 당 1장으로 2배 이상 느려져 인쇄 수요를 감당할 수 없을 지경이 됐다고.

제조사 홍보책자에는 분당 흑백 33장, 컬러 15장 인쇄가 가능하고 잉크 1번 충전으로 컬러 복사 6천500장이 가능하다라고 돼 있지만 인쇄속도는 형편없이 느렸고 겨우 1천장 남짓 인쇄했음에도 잉크는 1/3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과장광고라고 확신한 유 씨는 AS센터로 도움을 요청했지만 AS기사가 여러 번 다녀가고 원격 지원 수리까지 받았지만 상태는 조금도 호전되지 않았다.


▲ 제조사 홈페이지의 광고 내용. 출력 속도는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빨간 테두리)는 내용이 작은 글씨로 적혀 있다.



유 씨는 "복합기 구입 후 지금까지 제대로 사용해 본적이 없다"면서 "광고에는 온갖 감언이설로 제품 자랑을 하더니 정작 제품을 구입한 뒤에는 '사용환경에 따라 다르다'는 무책임한 말만 반복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한국엡손 관계자는 "인쇄물에 줄이 생기는 현상은 텍스트 문서에 적합한 '표준모드'로 이미지 파일을 인쇄하려던 유 씨의 실수였고 이는 품질 조정값 설정 이후 증상이 사라졌다.인쇄 매수 또한 검정잉크 기준으로 2/3을 넘겼기 때문에 정상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이 원하는 품질로 출력하기 위해선 인쇄 품질 설정을 대폭 상향조정 해야하지만 유 씨는 저해상도에서 고품질 출력물을 원하는 상황이었다"며 "제품 불량도, 과장광고에도 속하지 않기 때문에 교환 및 환불 역시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업체 측 반론에 유 씨는 "마치 평균치인 것처럼 출력 속도 등을 대문짝 만하게 광고해두고 깨알같은 글씨로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표시했으니 책임이 없다니...어이가 없다"며 반박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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