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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그룹, 이자보상배율이 무려 56배…무차입 '고슴도치 경영'이 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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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그룹, 이자보상배율이 무려 56배…무차입 '고슴도치 경영'이 비법
  • 김미경기자 news111@csnews.co.kr
  • 승인 2013.09.26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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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미경 기자]국내 500대 기업에 포함된 현대백화점그룹 3개 계열사의 올 상반기 이자보상배율이 무려 56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0대 그룹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으로, 현대백화점그룹이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 체제로 넘어간 뒤 지난 10년간 무차입 경영을 원칙으로 내세우며 내실경영에 초점을 맞춰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6일 500대 기업 중 올 상반기 보고서를 제출하고 전년 동기 대비 비교가 가능한 274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현대백화점그룹 3개 계열사의 평균 이자보상배율은 평균 56배로 지난해 상반기 39.5배보다 16.5배 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500대 기업 전체 평균인 5배, 30대그룹의 평균인 6.4배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이며 30대 그룹 가운데 최고수준이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이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통상 1.5배 이상이면 이자지급능력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이 수치가 1미만이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현대백화점그룹 3개 계열사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3천597억 원에서 올 상반기 3천236억 원으로 10% 줄어들었지만 이자비용이 91억 원에서 57억 원으로 36.5%나 감소해 이자보상배율은 되레 상승했다.


현대홈쇼핑(대표 김인권)은 이자보상배율이 지난해 상반기 26.1배에서 올 상반기 788.3배로 무려 762.2배 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이자비용이 지난해 상반기 31억8천만 원에서 올해 8천9백만 원으로 크게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무차입 경영을 원칙으로 하다보니 이자비용이 거의 안 든다”며 “다만 2012년 상반기 이자 비용이 컸던 이유는 현금 활용에 대한 사유가 생겼을 때 단기CP를 활용하는데 2012년 상반기 한섬 인수를 위해 일부 자금을 단기CP로 활용했으며 이에 이자 비용이 수치적으로 일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대표 하병호)은 이자보상배율이 0.9배로 지난해 42.2배포다 1.4배 포인트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현대백화점은 영업이익과 이자비용이 동시에 감소했지만 역시 영업이익의 감소폭이 더 컸던 것으로 조사됐다. 올 상반기 현대백화점의 영업이익은 2천128억 원으로 지난해 2천341억 원보다 9.1% 가량 줄었고, 이자비용은 55억 원에서 52억 원으로 6% 감소했다.

현대그린푸드(대표 오흥용) 역시 115.3배에서 84.9배로 30.4배 포인트나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이자보상배율을 기록했다. 이처럼 현대백화점그룹의 이자보상배율이 전반적으로 높은 것은 투자보다는 내실 위주의 알짜경영을 해왔기 때문이다.

현재 현대백화점그룹은 투자금 차입에서 발생하는 이자비용이 거의 안 들어가는 상황이다. 한화리서치 김경기 연구위원은 “현대백화점그룹은 투자를 거의 안 한다”며 “예를 들어 유통업체는 백화점 하나 더 만드는데 최소 8천억, 많게는 1조까지 투자금이 들어가는데 현대백화점그룹의 4년 전까지는 거의 투자를 안 했고 그나마 최근 3~4년 사이 조금씩 신규출점을 하는 등 투자를 늘리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신세계나 롯데와는 크게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이는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 등 창업 3세들이 경영일선에 나서면서 투자에 신중을 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연구위원은 “2002년 3월쯤 3세 경영체제로 넘어갔는데 이들 형제가 당시 30대 초반으로 굉장히 젊었고 때문에 경청호 부회장을 중심으로 실무진이 경영을 하는 가운데 경영을 수업하는 콘셉트였다”며 “그래서 실질적으로 오너가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이들이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올 때까지 투자없이 버는 돈은 모으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정지선 회장 본인도 취임 초부터 40세가 되는 2011년까지는 내실에 주력하고 그 뒤에 공격경영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실제로 2003년 부천 중동점 이후 2010년 상반기까지 백화점 신규출점이 없을 정도로 보수적이었던 현대백화점그룹은 2010년 이후부터 차츰 투자에 나서고 있는 추세여서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지난 2010년 정지선 회장은 “2020년까지 그룹 매출을 20조원으로 확대하고 대형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며 공격경영을 천명한 상태다. 실제로 지난해 1월에는 한섬을 인수했고 백화점의 경우 2010년 8월 일산 킨텍스점, 2011년 8월 대구점이 이미 개점됐고 2016년까지 총 5개 점포를 오픈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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