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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담철곤·이화경 부부 1조6천억, '아이팩'으로 승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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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담철곤·이화경 부부 1조6천억, '아이팩'으로 승계?
  • 김미경기자 news111@csnews.co.kr
  • 승인 2013.10.02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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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미경 기자]국내 식품업체 가운데 계열사 주식자산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오리온그룹 담철곤(59) 회장 부부가 자녀들에게 자산을 거의 승계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1조6천억 원에 달하는 담 회장과 부인 이화경 부회장의 주식자산이 어떤 방식으로 자녀들에게 승계될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리온그룹의 담철곤 회장 일가의 자산승계율은 3.6%로 집계됐다.

자산승계율은 경영권이 있는 총수와 부인, 직계 자녀들이 갖고 있는 전체 주식자산 가운데 자녀들이 갖고 있는 자산의 비율로 상장사의 경우 지난 23일 종가 기준, 비상장사는 2012년 회계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공정개래법에 따른 순자산가치에 개인별 보유 주식수를 곱해 자산가치를 산출했다.
 
담 회장 일가가 보유한 계열사 주식자산은 총 1조6천692억 원으로, 이 가운데 장녀인 경선(29) 씨와 아들인 서원(25)씨가 각각 306억 원을 보유해 자산승계율이 각기 1.8%였다. 이에 비해 이화경 부회장이 절반 가량인 8천366억 원을 보유했고, 담철곤 회장이 46%에 달하는 7천451억 원을 갖고 있다.


담 회장(사진)은 동양그룹 창업주의 둘째 딸인 이화경 부회장(사진)과 결혼한 뒤 제과사업을 물려받아 독립한 후 오리온 그룹을 일궜다.


오리온그룹의 승계작업이 이처럼 더딘 이유는 부부경영을 하고 있는 담 회장과 이 부회장이 50대 후반으로 아직 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장녀 경선 씨가 30대 진입을 앞두고 있고 장남 서원 씨도 20대 중반을 넘기면서 본격적으로 후계구도에 대비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중국사업 호조에 힘입어 오리온 주가가 최근 5년 사이에 6배 이상으로 뛰면서 자산승계에 따른 증여세와 취득세 부담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지난 달 23일을 기준으로 계산한 담 회장 일가의 오리온 계열사 주식자산의 가치는 국내 30대 식품업체 오너일가 중 1위를 차지했다. 국내 최대 식품그룹이자 재계 서열 14위인 CJ그룹의 이재현 회장 일가가 보유한 1조6천552억 원보다도 140억 원 가량 많았다.


오리온그룹은 오리온을 중심으로 지주회사 체제를 유지하고 있어 담 회장 부부도 거의 오리온 지분에만 올인하고 있고 자녀들의 지분승계 역시 오리온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오리온 지분은 이 부회장이 14.49%로 가장 많고, 담 회장이 12.9%, 경선씨와 서원씨가 각각 0.53%를 보유하고 있다.
 
오리온은 국내보다 매출이 많은 해외법인(Pan Orion Crop)을 비롯해 자산 규모 500억 원 이상의 종속계열사만 11개를 거느리고 있다. 이 같은 지배구조 때문에 담 회장의 자녀들은 오리온 지분을 취득해야 경영권승계가 가능한 상황이지만 막대한 증여세가 걸림돌이다.
 
이로 인해 담 회장이 53.3%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아이팩이 자산승계의 통로로 이용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식품포장지를 생산하는 아이팩은 지난해 연결기준 706억 원 매출 100%를 오리온 등 내부거래 매출로 올릴 만큼 그룹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성장하고 있는 회사다. 특히 이 회사는 재작년 매출의 3분의 1 수준이자 순이익의 20배인 200억 원을 배당해 담 회장이 현금 106억 원을 챙길 정도로 오너일가의 돈주머니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통상 재벌그룹들이 비상장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줘 기업가치를 높이는 식으로 자녀들의 자산을 증식해 경영권 승계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을 감안하면 오리온의 경우 아이팩이 그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담 회장이 보유한 아이팩 지분을 자녀들에게 증여한 뒤 고액배당을 통해 자산을 축적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오리온그룹 관계자는 “오리온 그룹은 전혀 아이팩을 통해 승계작업을 할 계획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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