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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커피점 숟가락이 흉기 돌변, 응급실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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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커피점 숟가락이 흉기 돌변, 응급실 신세
  •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 승인 2013.10.14 0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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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디저트 카페를 표방하는 ‘망고식스’ 가맹점에서 마감처리가 덜 된 불량 숟가락을 지급해 상해사고가 발생했다.

업체 측은 “본사에서 지급하는 제품을 사용하지 않아 생긴 문제”라고 해명했다.

14일 경기도 부천시에 사는 김 모(여.25세)씨는 “마감 처리가 덜 된 숟가락 때문에 쇳조각이 손가락에 박혔다. 손가락이 아니라 입으로 들어갔으면 어쩔 뻔 했냐”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김 씨는 지난 9월 25일 오후 10시경 직장 동료들과 함께 빙수를 먹기 위해 망고식스 매장을 찾았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던 것도 잠시, 빙수를 먹기 위해 숟가락을 드는 순간 김 씨는 손가락을 파고드는 날카로운 통증을 느꼈다. 살펴보니 숟가락에서 떨어져나온 머리카락처럼 얇은 쇳조각이 검지 손가락에 박혀 있었고 그곳에서 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놀란 김 씨와 동료들은 그 자리에서 육안으로 보이는 쇳조각을 제거했지만 아직도 피부 안 쪽에서 이물감이 남아 있어 매장 직원에게 알렸다. 당시 점장은 김 씨에게 “숟가락이 모자라 급히 임의로 구입해 사용했고,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손님에게 내었다”며 사과했다.

안전이 확인되지 않은 숟가락을 사용했다는 것에 어이가 없었지만 병원으로 가는 것이 급하다고 판단한 김 씨는 인근 응급실을 찾았다. 응급실에서는 쇳조각이 깊게 박혀 정교하게 치료해야 하므로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아가 수술할 것을 권했다.

제과점에서 제빵사 일을 하고 있는 김 씨는 손을 수술해야 한다는 불안감과 고통 속에서 잠을 이루지 못하고 밤을 새웠고 다음날 정형외과 의사가 절개하지 않고 심지가 보일 때까지 살을 긁어낸 뒤 쇳조각을 제거하고 나서야 안심할 수 있었다.

 


▲ 1.5cm 가량의 쇳조각을 제거한 것으로 기재된 김 씨의 병원 소견서.

 

문제는 업체의 태도였다. 사고가 발생하고 2일이 지나도록 문자메시지나 전화 한 통이 없었던 것. 이에 대해 항의하자 업체 측은 “바빠서 그랬다”고 얼버무리며 “병원비 청구서를 가지고 오면 보상해주겠다”고 말을 잘랐다.

김 씨는 지금까지 방치하다 병원비만 운운하는 업체 측 태도가 괘씸해 “직접 와서 사과하고 성의 표시를 한 뒤 진단서를 가져가라”고 하자 “얼마를 원하냐”며 도리어 화를 냈다.

또한 고객센터에 항의하니 처음엔 해당 매장 사장과 함께 사과하러 찾아가겠다고 이야기했지만 정작 약속한 시간에 나타나지 않고 “가맹점 일이고 문제가 된 숟가락도 사제품이라 본사와는 상관 없다”며 말을 바꿨다.

김 씨는 “쇳조각이 박히는 사고를 당했는데 얼마나 다쳤는지, 상태는 어떤지 묻지도 않고 병원비를 보상해주면 되지 않냐는 식의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했다”며 “치료비보다 제대로 된 사과를 원한다고 했더니 ‘돈은 필요 없고 사과만 하면 된다는 말씀이시죠?’ 하고 비꼬더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망고식스 케이에이치컴퍼니 관계자는 “당시 숟가락 때문에 쇳조각이 박혔는지 확인하지 못했지만 고객의 항의를 수용해 치료비 등을 보상하고자 했던 것”이라며 “바로 사과를 했지만 이후 대응을 하는 과정에서 감정싸움으로 번진 것이며 현재 고객이 원하는 대로 최대한 점주를 설득해 사과하고 마무리지을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본사의 동의를 받지 않은 숟가락을 사용한 것은 계약서 위반이며 경고의 의미를 담은 내용증명 등을 보낼 예정이지만 패널티를 줄 수는 없다”며 제재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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