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 박상훈(60·사진) 롯데카드 사장이 지난2009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4년 연속 흑자경영을 이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박 사장은 취임 후 해마다 매출을 늘리는 한편,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카드산업이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제고해야 하는 고민을 안고 있다. 영업이익률, 순이익률, 자기자본이익률, 총자산 순이익률 등 수익성 지표가 꾸준히 하강 커브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네 마리 토끼'를 잡는 숙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주목된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롯데카드는 박 사장 취임 전 1조 원을 밑돌던 매출액이 지난해 1조6천억 원대로 67.4%나 증가했고 재임 4년 동안 해마다 2천억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냈다.
박 사장은 2003년 롯데그룹 기획조정실에서 롯데카드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옮긴 지 6년만인 2009년 3월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안정된 수익구조 위에 꾸준히 외형성장을 이룬 공로로 지난해 3월 사장 자리에 올랐다.
롯데카드는 박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기 전인 2008년 매출은 9천999억 원, 영업이익은 1천956억 원, 순이익은 1천379억 원이었다. 이후 매출액은 2009년 1조893억 원, 2010년 1조3천156억 원, 2011년 1조5천130억 원, 지난해에는 1조6천743억 원으로 매년 불어났다.
영업이익도 2009년 1천771억 원에서 2010년 2천252억 원, 2011년 2천394억 원, 지난해 2천234억 원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순이익도 2009년 1천381억 원, 2010년 1천625억 원, 2011년 1천818억 원, 지난해에는 1천603억 원을 기록했다. 2008년 이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14.2%, 16.2% 늘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2008년 19.6%에서 2009년 16.3%, 2010년 17.1%, 2011년 15.8%, 지난해에는 13.3%를 기록했다.
롯데카드는 또 신용카드 이용실적이 2008년 28조 원에서 지난해 50조7천억 원대로 22조7천억 원(81.1%) 증가했다. 회원수는 2008년 682만 명에서 지난해 806만 명으로 124만 명(18.2%)이나 늘어났다.
전업계 카드사를 기준으로 시장점유율은 2008년 6%에서 지난해 8.8%로 2.8%포인트 상승했다. 국내 전업계 카드사는 신한카드가 독보적으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삼성 현대 국민 롯데 하나SK 비씨 산은캐피탈 등 8개사가 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신용카드 시장 점유율(M/S)이 매년 0.2%에서 0.3%씩 성장하고 있다"며 "카드사업이 성숙한 시점이어서 꾸준히 성장하는 구조가 아니지만, 상품을 다양화하고 회원 캠페인 등으로 영업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카드는 17개의 지역단, 81개의 지점(영업 65, 채권 16), 31개의 카드센터를 기반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박 사장은 2010년 '카드생활을 리디자인(Re+Design)하다' 라는 마케팅 슬로건으로 세계적인 디자인 거장 알레산드로 멘디니(Alessandro Mendini)가 디자인한 새로운 카드 디자인을 발표하고, 3대 백화점과 마트에서 최대 10%를 할인해 주는 '롯데 DC슈프림 카드'를 출시하는 등 변화를 선도했다. 도 각종 신용카드와 롯데멤버스 서비스를 하나의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에 담은 '스마트 롯데'도 내놨다.
2011년에도 '프로야구 타이틀 스폰서' 및 사회공헌 브랜드 '러브팩토리(Love Factory)' 런칭 등 각종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갔다.
이 밖에도 회원이 롯데카드로 결제한 가맹점을 직접 평가하고, 이를 통해 수집된 폭넓은 가맹점 정보를 다른 회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용 어플리케이션 '스마트 컨슈머'를 카드사 최초로 선보였다.
이처럼 변화를 선도하며 탄탄한 실적을 과시하고 있는 박 사장이지만 갈수록 수익성이 떨어지는 부분은 개선돼야 할 점이다. 영업이익률에서 볼 수 있듯이 20% 안팎이었던 2000년대 초중반에 비해 최근 4년간 평균 영업이익률은 15.5%로 낮아졌다. 2008년 14%를 바라봤던 순이익률도 지난해에는 10%를 밑돌았다.
롯데카드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이 2009년 13.67%에서 2010년 12.04%, 2011년 11.3%, 지난해에는 6.16%로 하락했다. 총자산순이익률(ROE)도 2009년 3.53%에서 2010년 2.77%, 2011년 2.26%, 지난해에는 1.36%로 감소했다.
박 사장이 대표이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지난해에는 영업이익률이나 순이익률, 자기자본이익률 등의 주요 수익성 지표가 일제히 하락해 향후 전망에 그림자가 드리운 상태다.
박 사장은 중동고와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를 마치고 1979년 호텔롯데로 입사한 후 1981년부터 2002년까지 롯데그룹 기획조정실에서 그룹 재무관리 및 경영분석 분야를 담당했다. 박 사장은 롯데카드 대표이사 외에도 2010년부터 롯데미소금융재단 이사장, 올해 2월부터는 교통카드 회사인 마이비·이비카드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박 사장이 5년째 최고경영자(CEO)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실적도 좋지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두터운 신임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사장은 회장 보고가 잡히면 관련된 온갖 내용과 수치를 암기할 정도로 준비성이 철저해 각별한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카드로 오기 전 롯데그룹에서 24년 넘게 근무하면서 형성해온 유대관계도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다.
롯데그룹의 금융 계열사는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롯데캐피탈 3곳이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롯데카드의 자산규모가 8조1천400억 원으로 가장 많고, 이어 롯데손해보험이 4조6천억 원, 롯데캐피탈은 4조4천억 원 정도다. 롯데손해보험은 총 자산에 2천억 원 상당의 시가총액을 더해도 롯데카드보다 덩치가 작다.
지난해 2월 신동빈 부회장이 롯데그룹 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부쩍 금융분야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박 사장의 향후 행보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