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에 잔인한 2월이 다가오고 있다. 법정에 선 대기업 총수들의 선고일이 2월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월 6일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간 상속 분쟁의 최종 선고공판과 한화 김승연 회장의 배임 혐의 선고공판도 함께 예정돼 있다.
현재 상고심이 진행중인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상고심 선고도 내달 초로 전망되고 있는데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선고공판일도 2월14일로 잡혔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가 형제의 상속 소송이 오는 2월6일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지난 14일 결심공판 후 형제간 화해를 이루지 못해 이날 법원의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2012년 2월 이맹희 전회장등 형제들이 이 회장과 삼성에버랜드를 상대로 1조원대 주식인도 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된 소송이 만 2년만에 끝을 맺는 것이다.
원고 측은 1심에서 패소한 뒤 청구금액을 96억원으로 대폭 낮춰 항소했고 지난해 9월 증거자료 등을 보강한 뒤 공판과정을 거치며 청구취지를 확장해 지난 기일까지 모두 1조6000억원 상당의 주식인도 및 부당이득금 반환을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이번 판결이 최종이 아닌 공산도 크다. 이번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법원이 이맹희씨 손을 들어줄 경우 이건희 회장 측은 항고해 대법원으로 가겠다는 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이다.
2월6일, 같은 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선고공판도 열릴 예정이다.
김 회장은 2012년 8월 위장 계열사의 빚을 그룹 계열사가 대신 갚게 해 회사에 3천억 원 가량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다. 재판부는 김 회장 측이 배임액을 줄이고 공탁금을 내는 등 정상을 참작해 2심에서 3년으로 감형했으나, 대법원은 지난해 9월 상고심에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결심공판에서도 1~2심과 같은 징역 9년과 벌금 1천500만 원을 구형했다. 이날 선고가 김회장의 운명을 가르는 것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현재 상고심이 진행중이며 내달 중으로 선고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법원의 정기인사(2월 말 예정)로 인해 재판장이 바뀔 경우 최 회장이 법정구속 기한인 3월 말을 넘겨 불구속 상태에서 선고를 해야 하는게 부담이 될 수 있어서다. SK그룹 측도 2월 초를 운명의 날로 보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선고공판일은 2월14일로 정해졌다. 검찰은 이 회장에 대해 수천억 원대의 탈세와 횡령 혐의로 징역 6년을 구형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