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의 '슈퍼갑'으로 불리는 롯데쇼핑이 정부 고위 인사 앞에서는 '슈퍼을'로 몸을 극도로 낮춰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협력업체에는 무소불위의 파워를 내뿜지만 관리들 앞에만 서면 유독 작아지는 모습을 보인 것.
최근 롯데백화점은 공정거래위원회 고위 관계자가 이사를 간다는 정보를 입수한 후 100만 원 상당의 가전제품을 선물로 보냈다가 적발됐다. 해당 관계자는 현재 징계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공정위 내부감찰 결과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 2012년 말 공정위 국장급 인사에게 TV, 냉장고, 전자레인지, 커피포트 등 100만 원 가량의 가전제품을 이사 선물로 ‘알아서’ 챙겨줬다.
앞서 지난 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유통위원회 조찬간담회에 참석한 신헌 롯데쇼핑 사장은 김재홍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에게 유달리 '겸손한' 태도를 보여 뒷말을 낳았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재구 BGF리테일 사장, 이승범 두산타워 사장, 아이파크몰 양창훈 사장, 가든파이브 김인호 대표 등 유통산업연합회 회원 및 업계 관계자들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중에서 유독 신 사장이 김 차관에게 깍듯하게 대했다는 후문이다.
신 사장은 환영사에서도 김 차관을 의식하며 “차관님 오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김 차관이 인사말을 할 때에도 고개를 끄떡거리며 열심히 호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를 마친 후에는 김 차관을 밖까지 수행해 차에 태운 뒤 깍듯이 인사까지 건넸다.
물론 신 사장이 유통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만큼 호스트로서의 책임을 다한 것으로도 볼 수 있지만 부위원장인 노병용 롯데마트 사장과 신세계 장재영 사장 등이 다른 일정 때문에 참석하지 않은 것과 사뭇 다른 행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위원장으로서 손님을 챙긴 것이지 정부 고위 관계자라고 해서 더 대접한 것은 아니다. 다른 외부인사를 초청했을 때에도 똑같이 직접 안내했다”고 밝혔다.
공정위 간부에게 가전제품을 챙겨줬다는 감찰결과에 대해서는 “관행은 아니다”라고만 밝히며 말을 아꼈다.
협력업체에 대해서는 슈퍼갑으로 군림하는 롯데쇼핑이 정부 인사들에게는 극히 자세를 낮춘다는 쓴 소리가 나오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문지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