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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차 말고 우리도 잘나가"...피아트 · 인피니티 · 벤틀리, 소리없는 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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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차 말고 우리도 잘나가"...피아트 · 인피니티 · 벤틀리, 소리없는 약진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4.10.07 0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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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입차 시장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독일 브랜드 외에도 올해 비약적인 성장세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수입차 브랜드가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폭발적인 성장세의 배경은  제각각이어서 이에 따른 평가도 엇갈리고 있다.

7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독일 4사(BMW,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아우디)를 제외한 수입차 브랜드 중 전년 대비 판매 실적이 2배 이상 뛴 브랜드는  피아트, 인피니티, 벤틀리 총 3개다.

올해 초 크라이슬러와 합병한 피아트는 올해 8월까지 1천45대를 팔아 작년 동기(269대) 대비 무려 288.5%라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기록했다. 특출난 모델 하나로 좌지우지 될 수 있는 시장이지만 연간 수 백대에 맴돌았던 피아트 입장에서는 의미있는 실적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상반기에 실시한 '폭탄할인'으로 인한 일회성  실적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6월 피아트 크라이슬러코리아는 '피아트 500'의 판매가격을 기존 출고가 2천990만원에서 1천160만 원 깎은 1천830만 원에 내놔 5일 만에 250대를 팔아치웠다.


'울트라프로모션'을 적용한 할인가로 당시 재고처리 목적이라는 해명이 있었지만 브랜드 하나의 실적에 회사가 좌지우지되는 일부 수입차 브랜드의 자화상을 보여줬다는 지적이다.

독일 브랜드 제외한 수입차 브랜드 증감률 TOP 5

브랜드

2013년

2014년

증감률

피아트

269

1,045

288.5%

인피니티

605

1,880

210.7%

벤틀리

84

196

133.3%

볼보

1,197

1,844

54.1%

랜드로버

1,957

2,734

39.7%

*8월 집계 기준/ 단위: 대


반면 닛산의 프리미엄 브랜드 인피니티는 올해 연신 함박웃음이다. 일본 브랜드로서는 이례적으로 독일산 2.2리터 심장(엔진)을 장착한 중형 세단 Q50을 중심으로 Q70, QX60 등 올해 선보인 신차들까지 선전하며 8월까지 1천880대를 팔아치웠다.

작년 동기(605대) 대비 무려 210.7% 폭발한 수준이다. 회사 내부적으로도 놀랍다는 반응이다.

2014년식 모델부터 적용된 모델 이름 변경 등 대대적인 변화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인피니티는 기존 M,G, EX 등 복잡한 라인업 명칭을 고수했지만 지난해 Q(세단)와 QX(크로스오버)로 이분화시켰고 공교롭게 명칭 변경 이후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인피니티는 지난 5월 올해 판매목표를 1천500대에서 3천 대로 2배 올리는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대 당 1억 원이 넘는 벤틀리의 성장세는 국산차와 마찬가지로 양극화가 진행되는 수입차 업계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벤틀리의 올해 8월까지의 실적은 196대로 수입차 전체 브랜드에서는 최고급 브랜드 롤스로이스를 제외하면 가장 낮지만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해 9월부터 국내 시장에 수입되기 시작한 4도어 세단 '플라잉 스퍼'가 상반기에만 98대가 판매되면서 작년 8월까지의 판매대수 84대를 이미 넘어섰다. 특히 벤틀리의 국내 딜러사 '벤틀리 서울'은 전세계 200개 딜러사 중 두바이 다음으로 실적이 가장 높을 정도다.

올해 연말까지 판매목표는 월 300대로 타 브랜드에 비해 '소박한' 수준이지만 구매계층이 한정된 고급 브랜드로서는 상당한 수치다.

볼보자동차코리아(이하 볼보코리아)는 지난 5월 새로운 파워트레인 'Drive-E'를 장착한 새로운 라인업으로 '비(非)독일산' 유럽차임에도 50% 이상 실적이 향상됐다. 8월 기준으로 지난 해 1천187대가 팔렸다. 국내 시장 순위도 15위에서 14위로 한단계 뛰었다.


볼보는 지난 해 하반기부터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 5종을 연달아 출시하면서 국내 시장에서 환골탈태를 선언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5월에 공개한 볼보의 새로운 파워트레인 Drive-E 장착이 실적 향상에 큰 기여를 했다.  첨단 기술이 집약된 신형 4기통 가솔린 또는 디젤 엔진과 8단 기어트로닉 변속기의 조합으로 강력한 성능과 효율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랜드로버 역시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SUV 열풍과 캠핑붐의 대표적인 수혜 브랜드 중 하나다. 올해 8월까지 총 2천734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1천957대에 비해 39.7%가 늘어났다. 수입차 브랜드 순위도 10위 권 내로 진입하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대 당 1억 원이 넘는 '레인지로버'와 '디스커버리'도 높은 출고가격으로 진입장벽이 높지만 포르쉐와 더불어 고급 수입SUV 시장을 선도하면서 '없어서 팔지 못하는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일부 브랜드의 기록적인 성장세가 특정 모델의 판매대수에 영향을 받는 경우가 대다수여서 한 해의 실적으로 일희일비 하는 것은 오류를 범하기 쉽다고 경계하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열풍이 불고 있지만 그래도 국내 시장 점유율이 15% 수준이고 20개나 넘는 브랜드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한 해의 실적으로 일희일비 할 수 없다"면서 "올라간 실적을 유지하고 얼마나 더 끌어올릴 수 있는지가 모든 수입차 브랜드의 고민이다"라고 전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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