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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대행업체 '덤터기' 대행 … 자칫하면 비용 '더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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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대행업체 '덤터기' 대행 … 자칫하면 비용 '더블'
  • 백상진 기자 psjin@consumernews.co.kr
  • 승인 2007.10.24 0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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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등을 위해 청소대행업체를 이용했다가 청소비용이 예약금액의 곱배기가 들어가는 황당한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이사철 일손이 달린다는 이유로 대행업체가 하청업체 노무인력을 보냈기 때문인데, 이사를 앞두고 청소가 미진해 친척까지 동원해 청소하다보니 식사비가 청소비만큼 들었다는 것이다. 

소비자 신 모(42·경남 진해시 구산동) 씨는 지난 10일 이사청소를 할 엄두가 안나서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모든 환경'의 서비스 내용이 마음에 들어 청소를 예약하고 19만8000 선입금했다.

애초에는 12일 이사청소를 하려고 했는데, 앞전 사람의 짐이 정리가 안되어 17일, 19일로 두차례 일정을 변경했다. 

붙박이 김치냉장고 1대와 침대 1개, 소파 1개가 있다고 하니 거주청소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8만1000원을 추가로 요구했다. 김치냉장고는 물론 침대와 쇼파도 청소해주는 것으로 믿고 돈을 넣어주었다.

9일 오전 9시부터 기다리고 있는데 30분이 지나도록 사람도 안오고 연락도 없었다. 그래서 콜센타로 전화했더니 "본사로 연락하라"며 전화번호를 가르쳐 주었다. 그런데 '깨끗한 청소나라'라는 곳이었다. 그 곳이 그곳 이었던 것이다.

그 곳에서도 현장 작업자가 연락이 안된다며 기다리라고 하더니 10시가 넘어도 연락이 없었다. 10시 30분, 11시…답답해서 전화를 하니 "다른 곳에 작업이 안 끝나서 그렇다"며 오후 2시쯤 가겠다고 했다.

오후 2시. 연락도 없고 사람도 오지 않았다. 또 전화했다. 현장작업자 전화번호를 가르쳐 주었다. 그는 "청소가 끝났는데 집주인이 안와서 대금수령을 못해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화가 나고 억장이 무너지는 것을 참고 사무실로 전화했다. "미안하다"며 20일 오전 9시에 반드시 보내주겠다고 철석같이 약속했다.

20일 약속시간이 넘어도 연락이 없었다. 또 전화하니 오전에 다른 곳 청소를 마치고 오후 1시부터 한다고 했다. 열이 받을대로 받았지만 참았다. 오후 1시. 또 연락이 없었다.

작업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오늘은 피곤하니 월요일에 하면 안되겠냐"고 했다. 내일 이사해야하기 때문에 오늘 좀 부탁한다고 하니 "알았다"고 말했다. 정말 눈물 나도록 고마웠다.

오후 6시쯤 집에 가보니 나이 많으신 남자 한 분과 아주머니 두 분이 빗자루, 걸레 등 재래식 청소도구를 가지고 청소하고 계셨다. 이분들은 청소나라인지, 모든환경인지 모른다고 했다. 동네 아파트 입주때 청소하시는 일당 노무자분들 같았다.

침대소독 및 청소, 쇼파 소독 및 청소를 이야기하니 이 분들은 "그런 걸 어떻게 하느냐"고 코웃음을 쳤다. 그래도 저녁 8시 넘도록 고생해서 식사하시라고 3만원 더 드렸다.

그리고 다음날 21일 일요일 이사는 커녕 아는 사람들 다 데리고 와서 직접 청소 다시했다. 우리부부, 첫째 처형 부부, 둘째 처형 부부, 막내 처제 부부 이렇게 8명이 하루 종일 쓸고 닦았다. "도대체 무얼 청소했냐"며 욕해가면서. 점심으로 짜장면 짬뽕 4만원, 저녁엔 횟집에서 20만원 들어갔다. 식사비가 청소비만큼 들어간 것이다. 

신 씨는 "너무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어 모든환경과 깨끗한청소나라에 전화해 책임자를 바꾸라고 해도 없다 하고, 내용증명 우편을 보내려고 해도 누구에게 보내야 할지도 막막하고, 홈페이지 청소후기란에 써도 내용 등록도 안된다"며 " 이 정도면 사기 아니냐"고 본보에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깨끗한청소나라 고객센터 상담원은 "지방의 경우 본사 직원이 몇 안되는데 청소건은 많고 손은 모자라 하청업체를 이용한 것같다"며 "약속일 지키지 못한 점과 청소 미비는 알아보고 보상할 수 있도록 담당직원에게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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