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의 보고로 거론되는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 강산저수지의 토종 물고기들이 영양실조에 걸린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비교적 둥근 체형을 유지하는 일반 잉어와는 달리 이 곳의 잉어는 머리만 클 뿐 꼬리 부분으로 갈수록 말라 있다.
또 이들 토종 물고기의 몸에는 곰팡이가 생겨나는 등 병에 걸린 것도 상당수 확인됐다.
이처럼 비무장지대에서 유입되는 물을 수원으로 하는 최전방 저수지에서 토종 물고기들의 영양상태가 불량한 이유는 정밀조사가 실시되지 않아 규명되지 못했지만 연구회 측은 이 곳에 방류한 초어를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다.
1978년 저수지를 준공할 당시 물속에 잠기는 풀들을 처리하기 위해 방류한 외래어종 초어의 개체수가 30여년 간 불어나 플랑크톤을 생산하거나 광합성 작용을 하는 수초를 싹쓸이해 먹이가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는 활동에 제한을 받는 비무장지대 특성상 초어를 잡을 수 있는 자망 대신 정치망을 이용했기 때문에 초어를 포획하지는 못했으나 저수지 바닥은 이미 초어들의 왕성한 활동으로 수초들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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