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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억 원짜리 영업용 냉동고 2년 간 수리만 24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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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억 원짜리 영업용 냉동고 2년 간 수리만 24번"
  • 윤주애 기자 tree@csnews.co.kr
  • 승인 2015.08.27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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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적으로 고장을 일으키는 4억 원대의 업소용 냉장·냉동시설을 두고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제품 결함과 설비하자에 대한 책임 여부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광역시 사하구 신평동에서 식자재 마트를 운영중인 신 모(남)씨는 냉장고·냉동고의 잦은 고장으로 영업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며 답답해 했다.

신 씨가 마트를 오픈한 것은 지난 2013년 8월. 처음 마트를 운영하는터라 심사숙고한 끝에 글로벌 기업인 A사 제품을 구입하기로 결정하고 서울 본사에서 내려온 직원과 기계, 장비, 설비까지 턴키계약을 체결했다.

문제는 설치 후 한 달이 지나면서 시작됐다. 식자재 마트라 냉장고보다 냉동고 비중이 큰데, 한 번 고장날 때마다 32개 도어가 달린 대형 냉동고에 여러 직원이 달려들어 상품을 옮겨야 했다. 

그렇게 힘들게 옮겨놔도 수리기간이 길어지면 모두 썩어나가기 일쑤였다고.

더욱이 처음 계약를 담당했던 A사 직원이 매장 오픈 몇달 후 퇴사한 상태라 AS센터 말고는 하소연할 곳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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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탠드형 냉동고가 고장나 상품 판매를 중단하고 내용물을 비워둔 모습.

2년여 동안 24번 이상의 AS를 신청했고 비공식적으로 담당 기사에게 직접 의뢰한 것까지 포함하면 실제 건수는 이보다 많을 거라는 것이 신 씨의 설명. 지난해 11월의 경우 한 달 동안 무려 4번이나 AS접수를 했지만 그때마다 냉매가스 충전이 전부였다.

더 이상 참기 힘들어 본사 책임자와의 연결을 수차례 요청했지만 번번히 묵살당했다. 오히려 무상보증기간인 1년이 지났으니 수리 전문업체와 계약을 해서 관리를 받으라는 무책임한 답만 돌아왔다고.

신 씨는 "AS기사들조차 가스누수와 냉동고 고장에 대해 원인을 찾을 수 없다고 했다"며 "처음부터 기계적인 결함이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A사 측은 냉동기와 쇼케이스의 경우 설치하자로 인한 문제가 더 많다고 선을 그었다. 예를 들어 배수 처리를 할 때 트랩을 잡지 않고 설치하면  팬모터에 얼음이 쌓여 성능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회사 측은 냉동기와 쇼케이스 냉장고의 경우 1년 내내 24시간 가량 계속 가동시키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유지보수가 필요하다며, 신 씨네 제품이 크게 하자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A사 관계자는 "1년의 무상보증기간(2014년 7월까지)이 끝났지만 턴키계약을 했기 때문에 설치 문제까지 회사 원칙을 벗어나 자체적으로 계속 무상 서비스를 해왔다"며 "서비스 기사가 원인을 찾을 수 없다고 얘기한 것은 벽에 매립된 배관 문제인지 아니면 다른 문제가 있는지 바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설치업체가 사라져 80만 원의 냉매누설에 대한 수리비용도 수금하지 못한 상태라 더 이상의 무상수리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업체 측 입장 확인후 신 씨는 "그동안 책임자와 통화하게 해달라고 수십번을 요청해도 대응이 없더니 취재가 시작되자마자 차장이라는 사람이 찾아왔다"며 "4억 원을 들여 구입한 제품 고장으로 생업을 망치게 생겼는데 고작 80만 원을 받지 못했다며 유상수리를 운운하는 게 어처구니가 없다"고 질타했다.

신 씨는 A사 제품으로 인해 1억 원 상당의 피해를 봤다며 법적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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