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의 최고금리를 앞세운 예금상품 홍보가 소비자들의 혼란을 야기하는 낚시성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일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의 경우 예금상품 전용페이지 초기 화면에 3%에 가까운 최고 금리를 주겠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조건이 까다로워 이를 적용받는 소비자들은 극히 일부인 것으로 확인됐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행장 윤종규) KB스타뱅킹의 'KB사랑나눔적금'의 경우 초기 화면에 최고 연 2.9% 금리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금리 혜택을 적용 받기 위해서는 ▲계약기간 중 기부 또는 후원 내역 증빙서류 제출 ▲계약기간 중 봉사활동 실시 내역 증빙서류 제출 ▲적금 만기 해지 시점 저축금액이 1천4만 원 이상인 경우 등의 조건을 모두 충족시켜야 했다.
▲ 신한, 농협,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들이 스마트폰 예금상품 전용페이지 초기 화면에최고 금리만을 표시하고 있다.
서울 방배동에 사는 직장인 2년차 이 모(여. 28세)씨는 'KB사랑나눔적금'이 홍보하는 연 2.9% 금리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회원가입 절차를 마쳤으나 자격조건을 따져보자 결국 보장 받은 금리는 1.9%에 불과했다.
이 씨는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2.9% 금리를 준다기에 KB국민은행에 회원가입을 하고 KB사랑나눔적금에 월급 일부를 저금할 생각이었지만 실제 금리는 겨우 1.9%에 불과해 상심이 컸다"며 "은행들이 고객을 유혹하기 위해 낚시성으로 최고 금리만을 표시하는 관행은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은 신한S뱅킹, 우리은행 원터치개인뱅킹, 농협NH 스마트뱅킹의 NH스마트금융센터도 마찬가지였다.
신한은행(행장 조용병)의 신한S뱅킹 역시 '신한T주거개적금(자유적립식, 최고 금리 2.65%)', '신한 헬스플러스 적금(최고 금리 2.00%)', '신한 저축습관만들기 적금(최고 금리 1.95%)', 'U드림 정기예금(최고 금리 1.47)'등 최저 금리를 함께 표시한 상품을 찾기 어려웠다. 우리은행(행장 이광구) '톡톡쇼핑적금(최고 금리 2.30%)', '위비톡 적금(최고 금리 2.10%)', '우리스마트폰 적금(최고 금리 2.30%)' 등도 최고 금리만 표시하고 있다.
NH농협은행(행장 이경섭)도 'NH주거래우대적금(최고 금리 2.10%)', '꿈이룸 적금(최고 금리 2.140%)'등 타 시중은행들과 마찬가지로 최고 금리만 표시해 상품을 홍보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업계 전문가들은 "신규 고객 유치와 자사 앱 다운로드 수를 높이기 위해 낚시성으로 최고 금리만 표기하는 행위는 고객들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소비자보호차원에서 최저 금리를 함께 표기하는 등 고객들과의 신뢰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구글스토어에서 시중은행의 앱 누적다운로드 수(7월 말 기준)는 KB국민은행 스타뱅킹과 농협 NH 스마트뱅킹이 각 1천 만 건, 신한은행 신한S뱅킹과 우리은행 원터치개인뱅킹이 각 500만 건, KEB하나은행 하나1Q뱅크이 100만 건을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