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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ATM 수수료 줄줄이 인상...이상한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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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ATM 수수료 줄줄이 인상...이상한 셈법
유지 관리비 손실 모조리 소비자 부담으로
  • 김정래 기자 kjl@csnews.co.kr
  • 승인 2016.10.14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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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수수료 인상을 통한 이익 확대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연초 송금부문에서 시작된 수수료 인상이 자동화기기(이하 ATM)에 이어 계좌유지수수료 신설 등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금융당국마저 "ATM수수료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겠다"라며 입장을 밝혀 소비자 부담만 키우고 있다는 불만이 높다.

◆ 시중은행들 각종 ATM 수수료 줄줄이 200원 가량 인상

우리은행(행장 이광구)은 오는 27일부터 ATM을 이용한 출금ㆍ송금 수수료를 200~250원 인상할 방침이다. 영업시간 중 우리은행 ATM으로 타 은행 계좌에 10만 원 이상 이체할 경우 수수료는 기존 750원에서 1천 원으로 250원 인상된다.

타 은행 ATM에서 우리은행 카드로 영업시간 외 출금할 경우 기존 800원에서 1천 원으로 오른다. 또 하루에 ATM으로 동일 계좌에서 2회 이상 돈을 인출할 경우 2회부터 수수료는 800원이된다. 기존 수수료는 600원이었다.

앞서 KB국민(행장 윤종규)ㆍ신한(행장 조용병)ㆍKEB하나(행장 함영주)ㆍIBK기업(행장 권선주)은행도 ATM 이용 관련 수수료를 모두 인상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2월 은행 영업시간 중 ATM으로 10만 원 초과 금액을 이체할 경우 수수료를 기존 800원에서 1천 원으로 200원 인상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5월, KB국민은행 역시 지난  6월에 ATM 이용 수수료를 올렸다. KB국민은행은 10만 원 초과 금액에 대해 수수료 1천 원을 부과했으나 100만 원 초과 시 1천200원으로 인상했고, 타행 ATM에서 출금할 경우 100원 올렸다. IBK기업은행 역시 지난 7월 ATM 입출금 및 송금 수수료를 200원 인상했다.

◆ 은행 "유지 관리비 충당 안돼" vs. 소비자 "직원 줄이고 수수료 올리고"

은행 측은 금융서비스 시장의 변화로 파생된 문제라며 수수료 인상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모바일 플랫폼의 빠른 확산으로 ATM기 사용자가 줄어들면서 유지 관리비 충당조차 어려운 실정이라는 설명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ATM 한 대당 1천300만 원 정도의 설치 비용이 들고 관리 비용도 은행 외부에 있는 ATM의 경우 월 100만 원 이상이 들기도 한다"며 "초기 투자비용이 크고 유지비용이 많이 드는 ATM 손실로 인해 각 은행들이 ATM 구매에 소극적인 태도를 가질 수밖에 없고 영업점 내는 물론 외부 설치된 ATM까지 순차적으로 줄이는 추세"라고 말했다.

은행 업무가 모바일 플랫폼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소비자들의 ATM 사용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 중 은행의 입출금·이체 거래 중 38.2%가 ATM, 40.2%가 인터넷뱅킹(모바일 포함)에서 이뤄졌다.

KB국민은행 등 시중은행 6곳의 ATM 대수도 매년 줄어들고 있다. 은행별로 2년새 적게는 100여대에서 많게는 500여대 넘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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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연구원에 따르면 ATM 한대당 연간 손실액은 166만 원 꼴이다. ATM 1대당 관리용역료·임차료 등 유지비가 연간 775만 원이 소요되는데 수수료 수입은 평균 609만 원이었다.

반면 은행들의 수수료 인상 이유에 대해 소비자들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인건비 효율화를 위해 ATM을 들여온 만큼 분명 운영비가 줄었을텐데 유지비와 수입료만을 단순 계산해 손실 부담을 소비자에게 지우는 현 구조가 납득하기 힘들다는 게 주요 골자다.

서울시 혜화동의 직장인 A씨(35세.여)는 "은행에 방문하면 과거에 비해 직원 수는 대폭 줄고 ATM만 잔뜩 설치되어 있다. 줄어든 인건비로 이용자 서비스를 개선하는 게 맞지 않나? 운영비 손실을 운운하면서 ATM수수료를 인상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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