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전 거래소와 홍콩 거래소의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선강퉁'이 시행 일주일을 앞두고 국내 소비자들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발맞춰 주요 증권사들도 선강퉁 가이드북을 발간하고 담당 PB(프라이빗 뱅커)들이 직접 선전 시장을 사전 답사하는 등 선강퉁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14년 시행됐던 후강퉁(중국 상하이 거래소-홍콩 거래소 교차거래 허용)이 시행 6개월도 지나지 않아 거래량이 큰 폭으로 감소했고 중국 증시 폭락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손실을 입기도 해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일반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선강퉁에 대해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까?
◆ 중국의 선전 증시, 투자처 다양 · 잠재성 높은 기업 다수 분포
중국 선전 증시는 미국 '나스닥'이나 한국 '코스닥'과 비슷하게 글로벌 기업보다는 성장성이 높은 신흥산업 위주의 소규모 기업들이 대거 분포돼있다.
특히 신경제 위주의 시장, 높은 실적 성장률을 보이고 있고 민간기업 중심이라는 점에서 시장 자체도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 분류되고 있다. 현재 선전 증시의 비국유기업 비중은 무려 70%에 달할 정도다.

그러나 선전 증시의 밸류에이션은 주가수익률(PER) 기준 평균 40배에서 일부 종목은 100배 이상으로 거래될 만큼 지나치게 고평가가 되어 있어 투자리스크가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국내 증시는 평균 13~14배, 상하이 증시가 16배라는 점에서 평균 3~4배 높은 셈이다.
한국투자증권 김정훈 해외투자영업부 차장은 "선전 증시의 밸류에이션은 전반적으로 상하이거래소보다 높고 매매회전율 역시 상하이거래소를 상회한다"며 "개인투자자 중심 시장으로 성장주, 정책테마주, 중소형주 위주로 매매되는 것이 선전 증시의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 기업정보 상대적으로 적어, 주가 폭락으로 인한 손실 트라우마도 변수
하지만 일각에서는 선강퉁이 후강퉁 이상의 반응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반론도 제기하고 있다. 선전 증시가 유망 중소기업 중심이다보니 해당 기업에 대한 정보를 국내 투자자들이 획득하기 쉽지 않아 효과적 투자가 힘들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국내 증권사들은 선강퉁 시행에 앞서 견문단을 파견하고 경쟁적으로 가이드북을 발간하는 등 적극적인 정보 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안감이 없지 않다.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시장 환경도 변수다. 후강퉁 출범 당시 경제성장률 7% 유지, 기준금리 인하 등 중국 시장 자체에 호재가 많았지만 현재는 부동산 정책 강화, 위안화 평가절하 등 악재로 작용할 요소가 많다는 것.
하지만 거꾸로 보면 후강퉁 출범 당시 시장이 지나치게 부양된 버블 상태에 있었다는 점에서 증시의 변동성 리스크 측면에서는 후강퉁 때보다는 안정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유안타증권 이용철 글로벌비즈 팀장은 "후강퉁 시행 당시와 달리 이번에는 중국 정부 차원에서 강한 통화 및 재정정책이 없어 증시의 급등락 가능성이 적어 안정적인 투자환경이 조성됐다"며 "증시 변동성 리스크가 작다보니 느리고 차분하게 지속적으로 갈 가능성이 후강퉁에 비해 높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여름 중국 증시의 폭락, 연초 홍콩 HSCI 지수 폭락으로 이를 기반으로 한 ELS 상품과 펀드가 대규모 손실을 입는 등 중국 및 홍콩 증시에 대한 트라우마가 소비자들에게 남아있는 것도 변수다. 주가 상승에 따른 '묻지마 투자'가 화를 부른 대표적인 케이스다.
개별 기업들의 이익성장률이 상해 증시나 다른 시장보다 월등히 높아 이익성장성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옥석을 가리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중국 증시에 대한 투자이다보니 위안화 방향성에 대한 판단이 중요하며 거래정지제도나 당일 매매가 불가하다는 점, 100주 단위 거래가 가능하다는 등의 국내 증시와의 제도적 차이도 미리 이해해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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