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업계 라이벌 삼성생명(대표 김창수)과 한화생명(대표 차남규)이 해외법인의 실적 개선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삼성생명은 태국법인의 적자 규모가 크게 확대됐고, 한화생명은 인도네시아 법인의 적자 확대로 전체 적자 규모가 늘었다.
삼성생명은 인프라 구축 단계라 태국법인이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최근 성장에 속도가 붙고 있어 흑자전환시기가 예상보다 앞당겨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생명은 적자가 누적되던 베트남 법인이 올해 3분기까지 흑자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올해 처음으로 연간 기준 흑자전환이 유력하다.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은 2009년 출범 이후 연간 기준으로 순적자 상태에 머물렀다. 출범 첫 해에 4억7천만 원 적자를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연간 적자가 277억 원에 이를 정도였다. 하지만 올해 1분기부터 흑자를 시현했고 3분기까지 2억8천200만 원 흑자를 기록중이다.
이는 지난해까지 전국 영업망 구축을 완료하면서 올해부터 본격적인 성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이 한화생명 측 설명이다.

그 결과 베트남 법인에서 벌어들인 수입보험료는 올해 3분기까지 347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3% 증가했고 신계약 수입보험료도 같은 기간 28% 증가하는 등 영업실적 증가로 돌아오고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베트남 시장은 설계사 채널 위주로 생사혼합형 보험이 대부분 매출을 차지하는 시장"이라며 "베트남 현지화에 대한 반응이 좋았고 국내 증권사의 해외진출 모범 사례로도 평가받고 있다"고 전했다.
2013년에 진출한 인도네시아 법인은 진출 4년 째를 맞아 적자상태이지만 베트남 법인이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처럼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빠른 시일 내 흑자전환을 해낸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한화생명은 인도네시아 법인 유상증자에 참여해 1천513억 원을 출자했다. 이 중 절반이 넘는 800억 원을 영업채널 확장 등에 사용해 2025년까지 설계사 인원을 1천200명에서 1만2천 명으로, 지점수도 10개에서 44개로 큰 폭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반면 삼성생명 태국법인 '타이삼성'은 올해 3분기까지 69억5천만 원 적자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적자폭이 확대됐다.
타이삼성은 외국자본 지분율을 49%로 제한하고 있는 태국 보험업법에 따라 삼성생명이 지분 35.78%만 보유하고 있지만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추가 지분을 확보하고 있어 종속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태국법인이 2014년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지분 확대로 독자경영이 가능하기전까지 적극적 투자가 어려웠고 최근 성장세에 맞춰 투자를 늘리고 있어 일정기간 적자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영업적으로는 최근 실적이 급증하고 있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태국법인의 수입보험료는 734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6.6% 증가했는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생사혼한보험'의 수입보험료는 같은 기간 247억 원에서 473억 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태국 법인은 인프라 확장을 비롯해 경영권 확보 등의 노력으로 최근 2~3년 간 매출이 급증하고 있고 현지시장 분위기도 좋다"면서 "향후 성장세가 지속되면 흑자 전환시기도 그만큼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생명 태국법인은 올해 3분기까지 영업수익이 788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2.8% 증가했고 같은 기간 자산규모도 28.7% 늘어나는 등 덩치가 커지고 있다. 마찬가지로 적자폭이 확대된 한화생명 인도네시아법인도 같은 기간 영업수익이 383.3%나 늘었다.
특히 해외진출한 한국기업을 상대로 영업이 가능한 손해보험사와 달리 생보사들은 현지인 대상으로만 영업을 할 수 있어 대규모 인프라 구축이 필요해 단기간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에서 성과에 대해서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많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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