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카드 결제 후 정상 승인 문자메시지까지 받았지만 막상 결제가 되지 않아 소비자가 곤경에 처한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카드사에서는 결제 승인 이후 승인 응답 과정에서 가맹점과 현지 은행(카드사)간 연결 프로세서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추측했다. 해외에서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소비자가 즉각적으로 파악하기는 힘든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 포항에 사는 김 모(남)씨는 지난 달 29일 스웨덴 출장 도중 한 식당에서 체크카드로 음식값 약 40만 원을 결제했다. 로밍 서비스를 미리 해둬 휴대전화에 결제승인 문자메시지가 도착했고 정상 결제가 된 줄 알았다.
하지만 현지 식당 주인은 결제가 정상처리되지 않았다며 다시 결제를 해줄 것을 요구했다. 카드 결제 이후 매출 전표도 나오지 않았고 전산상으로 결제가 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이 됐다는 것.
당황한 김 씨는 바로 카드사 고객센터에 문의했고 상담원은 "출금 요청이 정상적으로 들어와 결제 승인을 냈는데 이후 상황에 대해서는 확인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번 더 결제를 해야하는지 묻자 "결제 후 문제 발생 시 카드사에서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무책임한 답변에 결국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3시간 가량 식당에 발이 묶였다.
현지 교민의 도움으로 어렵게 상황을 설명한 후 귀가했지만 다음 날에도 해당 음식점에서 결제가 되지 않았다는 연락을 받았고 다른 일행을 통해 결제를 해야 했다.
귀국 후 카드사에 다시 자초지종을 물었지만 규정상 정상 매입이 안되면 15일 이내 환불조치가 이뤄진다는 안내뿐 결제 오류가 발생한 원인에 대해서는 카드사에서도 알 수가 없다는 답변이 전부였다.
김 씨는 "결제 승인문자도 받고 당일 체크카드와 연동된 계좌에서도 결제 금액만큼 예금이 인출됐는데 결제가 되지 않았다고 하니 황당했다"며 "연고도 없는 타지에서 난감한 상황을 겪었는데 도움을 받을 길이 없었다"고 난감해했다.
이에 대해 카드사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서는 결제 승인 문자가 왔고 출금까지 이뤄졌으니 당황스러웠을 것"이라며 "카드사 입장에서도 결제 승인절차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출금까지 이뤄졌고 이후 가맹점 단계에서 전산 오류 발생으로 전표 매입이 이뤄지지 않아 결제대금은 재입금됐다"고 전했다.
문제가 발생한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카드사 관할 차원에서 생긴 문제가 아니라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프로세스상 결제 승인 이후 승인 응답 과정에서 밴(VAN)사 역할을 하는 현지 은행(카드사)과 가맹점 사이의 전산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추측된다는 입장이다.
해외 체크카드 결제 프로세스는 '해외가맹점'과 현지 신용거래를 중개하는 역할을 하는 '현지은행(또는 카드사)', 비자(VISA)나 마스터(MASTER)로 대표되는 '국제 브랜드사'를 거쳐 고객이 사용하는 '카드사'로 순서가 이어진다.
가맹점으로부터 자사까지 승인요청 과정은 정상적으로 이뤄져 체크카드와 연동된 고객 계좌에서 출금과 함께 승인 응답을 했는데 다시 거꾸로 승인응답이 내려가는 과정에서 현지은행과 가맹점 사이에 일시적인 오류가 발생했다는 것.
결과적으로 승인 응답이 가맹점까지 내려가지 않다보니 결제되지 않은 것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었고 매출전표 매입도 이뤄지지 않아 최종적으로는 정상 거래가 이뤄지지 않은 것.
이 관계자는 "해외 카드결제는 결제 승인 이후 전표 매입까지 3~4일 정도 걸리는데 여유를 두기 위해 체크카드는 결제 이후 15일, 신용카드는 30일을 두고 있고 해당 기간동안 전표 매입이 안되면 승인 취소가 돼 자동으로 환불된다"며 "규정에 따라 김 씨 계좌로 결제 금액 전액이 다시 입금됐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