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기조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시중은행들이 최근 1년새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법으로 대출금리를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지난 달 대비 소폭하락하며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3%를 훌쩍 넘는 가운데 신한은행이 3.57%로 1위를 차지했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은행들이 지난 2월 취급한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평균금리는 0.12%포인트 올린 KB국민은행을 제외하고 한달 사이 0.01~0.04%포인트 하락했다.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한 평균금리를 살펴보면 신한은행(행장 조용병)이 3.57%로 소비자의 주택담보대출 이자부담이 가장컸다. NH농협은행(행장 이경섭)은 3.54%로 2위를 차지했다. IBK기업은행(행장 김도진)이 3.44%, KB국민은행(행장 윤종규) 역시 3.42%에 달했다.
이어 우리은행(행장 이광구)이 3.38%, KEB하나은행(행장 함영주)이 3.37%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지난해 9월 기준 평균 3%대를 돌파한 후 꾸준히 상승해 이제는 3%중반에 육박하고 있다. 이들 은행들은 대부분 지난 3분기 부터 기준금리 인하분만큼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를 높여 수익성 방어에 나선 것이다.
가산금리란 한국은행 기준금리에 조달금리를 얹은 은행 기준금리에 고객 신용도에 따라 추가되는 금리를 말한다.
특히 KB국민은행은 가산금리 비중이 전년동기(40.9%)대비 9.1%포인트 상승해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대출금리의 절반인 50% 차지해 시중은행중 가산금리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신한은행이 47.1%, NH농협이 45.2%로 시중은행 중에서도 가산금리 비중이 높았다.
지난 해 10월 금융위원회(위원장 임종룡)와 금융감독원(원장 진웅섭)의 가계대출 축소 방안에 대해, 시중은행들은 풍선효과 등으로 영업 환경이 악화되고 수익성도 저해될 것이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나 실상은 잇따른 주담대 금리 상승을 정부당국의 '가계대출 조이기 정책'으로 탓으로 돌리면서도 가산금리를 높이는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부담을 고스란히 전가시킨 것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가계부채 급증세에 대한 우려로 정부가 사실상 가계대출 총량규제에 나서면서 은행들이 부동산 관련 대출에서 개인들의 신용대출로 돈줄을 조이고 있는 양상이다"며 "은행들이 당초 풍선효과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된다며 볼멘소리를 냈으나, 오히려 이 같은 흐름에 편승해 주택담보대출금리를 올리면서 가산금리 비중도 늘려 수익성 방어에 나서면서 서민들에게 리스크를 떠넘긴 꼴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