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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소비자보호실태평가-은행] 금융사고 늘었는데도 등급은 '인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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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소비자보호실태평가-은행] 금융사고 늘었는데도 등급은 '인플레'
  • 김정래 기자 kjl@csnews.co.kr
  • 승인 2017.09.01 0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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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금융소비자보호실태평가' 결과, 지난해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등급 인플레' 현상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은 기획 시리즈를 통해 올해로 2회차를 맞이한 금융소비자보호실태평가의 업권별 결과와 문제점을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은행권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에서 단 1개의 ‘미흡’ 등급을 받지 않았다.

특히 금융사고 건수가 2015년 대비 2016년 증가했지만, 양호 등급 갯수가 같거나 오히려 증가한 곳도 있다. '등급 인플레' 심화에 대한 비판이 대두될 전망이다.

우리(행장 이광구), KEB하나(행장 함영주)은행은 금융사고 건수가 2015년 대비 2016년 늘었지만 금융소비자보호실태평가 결과를 보면 우리은행은 2015년과 같았고, KEB하나은행은 오히려 양호 등급이 늘었다. 

우리은행의 지난 2014년 3~4분기 발생 건수는 17건이었으나 2015년 13건으로 줄었다가 지난해에 18건으로 다시 오름세를 탔다.

KEB하나은행은 금융사고가 최근 3년간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지난 2014년 3~4분기에 5건에 불과했던 것이 2015년 13건으로 늘었고 지난해는 17건에 달했다.

KB국민은행(행장 윤종규)의 2016년 금융사고 발생 건수는 총 20건으로, 신한·KEB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 중 가장 많았다. 특히 10억 원 이상 100억 원 미만의 금융사고도 2건이나 발생했다. 

이런 이유때문인지 KB국민은행은 2015년 10개부문에서 모두 양호 등급을 받았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9개 부문에서만 양호 등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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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계량부문(5개)과 비계량부문(5개)으로 나뉜 이번 평가에서 전체 조사 대상 13개 은행 중 12개 은행이 8개 이상의 양호 등급을 받았다.

대구은행(10개), 신한은행(10개), 부산은행(10개), KEB하나은행(10개), KB국민은행(9개), IBK기업은행(9개), 한국씨티은행(9개), 경남은행(8개), 광주은행(8개), NH농협은행(8개), 수협은행(8개), 우리은행(8개) 모두 8개 이상 부문에서 양호 등급을 받았다. 

반면 SC제일은행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유일하게 5개 부문에서 ‘보통’ 등급을 받아 최하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SC제일은행 역시 미흡 등급은 하나도 없었다.

1회였던 지난해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와 비교해보면 등급 인플레 현상은 더욱 뚜렷해졌다.

지난해의 경우 양호 7개 이하였던 금융사가 부산은행, 씨티은행 등 6곳이었던 것에 반해 2회 평가에서는 1곳에 불과했지만, 양호 9개 이상의 평가를 받은 금융사는 4곳에서 7곳으로 크게 늘었다.  
금융실태조사.jpg2.jpg
업체별로 살펴보면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수협은행이 지난해 보다 3개 부문에서 양호 등급이 늘어났다.

이어 KEB하나은행, 씨티은행, 광주은행은 2개 부분에서, IBK기업은행은 1개 부문에서 양호 등급이 증가했다. 대구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SC제일은행은 지난해와 동일했다.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은 유일하게 1개 부문에서 양호 등급이 줄었다. 

이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업계가 소비자 보호에 역량을 투입해 높은 등급을 받는 것은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지만, 미흡 평가가 하나도 없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라며 "눈가리고 아웅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불거질까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양호 등급이 증가한 은행들조차 1회 평가에 대한 부실 여론과 등급 인플레 현상을 의식한 탓인지 이번 평가에 대한 결과에 대해서 언급을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대비 양호등급이 증가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입장에서 양호등급이 늘었다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며 "구체적으로 평가 결과에 대해 좋다 나쁘다말하기 어렵다. 금융당국의 평가를 받는 입장을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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